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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지역 주민에게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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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지역 주민에게 돌려줘야
  • 윤종혁 기자
  • 승인 2008.02.28 1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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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문 닫은 학교 1년째 황량하게 방치돼
  • 주민의 문화ㆍ복지ㆍ교육 공간으로 거듭나야

 

1년 전 학생 수가 줄어들어 문을 닫은 학교에 대한 대안적 쓰임이 늦어지고 있다.

산수초등학교(홍북면 산수리), 갈산초등학교 가곡분교(갈산면 가곡리), 신당초등학교 천수분교(서부면 신리)는 지난해 3월 1일자로 폐교가 되었다. 폐교 이후 가곡분교, 천수분교는 지난해 8월 홍성군청에서 매입했다. 산수초의 경우는 홍성교육청에서 매각을 하지 않고 자체 관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폐교된 학교에 대한 구체적 활용이 되고 있지 않고 있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산수초등학교를 찾았을 당시 학교에는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황량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곳곳에는 깨진 유리병, 담배꽁초, 쓰레기가 눈에 띄었고, 학교 시설물이 망가져 있었다. 또한 급식실에는 조리시설 일부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창고의 경우는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뜯겨진 흔적이 역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화재나 안전사고에 대한 무방비이다. 운동장과 학교건물 일부에서 누군가가 불을 피운 흔적이 뚜렷했고 곳곳에 술병이 나뒹굴고 있다.

학교 인근에 살고 있는 김모 씨는 “가끔씩 주말이 되면 낯선 청소년들이 학교를 찾는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교가 문을 닫은 뒤로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아무리 문을 닫았다 하더라도 무언가 활용 방안이 나와야 할 것 아니냐”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갈산초등학교 가곡분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홍성군은 가곡분교를 사 들이며 빠른 시일 안에 내부 공사를 거쳐 한국 근대 춤의 대가 한성준 기념관과 무용 전수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곡분교에는 변화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학교 운동장에는 쓰레기가 늘어가고 있고, 시설물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긴 하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가곡리 강민규(39) 씨는 “어쩔 수 없이 학교가 문을 닫았지만 학교가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가곡초의 경우 마을의 중심에 학교가 있기 때문에 이대로 방치된다면 자칫 마을의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수익금 지역 환원 50%에 머물러

활용 방안과 더불어 폐교에 대한 재산권 행사 및 권리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학교 주변 마을 주민들은 한결같이 “학교를 만들 때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땅 있는 사람은 땅으로, 돈 없는 사람은 몸으로 일을 하면서 주민들의 힘을 모아 학교를 세우는데 힘을 보탰다”며 “물론 학교가 교육청의 재산이지만 교육청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거나 매각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곡분교의 경우에는 고(故) 김현구(갈산면 신안리 태생) 씨가 1969년 가곡리 땅 약 2570㎡(778평)을 사들여 학교 운동장을 넓히는데 써 달라고 기증했다. 이러한 예는 홍성 지역 곳곳의 학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폐교 수익금의 지역 환원이 전국적으로 50%에 머무르고 있다. 폐교 수익금이 가급적 폐교 인근 지역의 교육ㆍ문화ㆍ복지 시설이나 사업에 투자되도록 ‘폐교재산의 활용 및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교육청 최종문 경리담당은 “폐교가 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폐교를 개인에게 매각하거나 임대하기 보다는 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군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활용 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산수초의 경우는 도청이전과 관련해 아직까지 별도의 활용 계획보다는 훗날을 위해 자체 관리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담당자가 학교를 방문해 시설물을 점검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철저한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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