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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물가 서민경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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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물가 서민경제 불안
  • 한관우 기자
  • 승인 2008.02.22 0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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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라면 값 등 생활물가 줄줄이 인상

국제 곡물 가격 인상 여파로 이미 생활물가 전선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롯데제과는 지난 2일 빙과제품 ‘와플’의 가격을 800원에서 1000원으로 25% 올린 데 이어 이달 중 박스 당 2800원이던 드림파이를 3000원으로, 1000원이던 월드 콘을 1200원으로 올리는 등 제품 가격을 10∼25% 올린다. 3월까지 모든 제품의 가격을 20∼30% 올리기로 한 해태제과도 최근 땅콩그래와 폴라포 등 5개 제품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우유·치즈 등 유제품과 음료수 가격도 이미 올랐거나 오를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맛있는 우유 GT’(1리터)를 1750원에서 1850원으로 100원 올렸다. 매일유업도 지난해 11월 치즈제품 가격을 15% 올린 데 이어 올 3월까지 우유 등 다른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외식비도 오르고 있다. 자장면은 이미 상당수 중식당이 가격을 3000∼3500원에서 3500∼4000원으로, 짬뽕은 4000원에서 4500원으로 500원씩 인상했다. 피자 업체들도 작년 말부터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풋고추, 오이, 애호박 등 채소류 역시 새해 들어 가격이 5∼30%가량 뛰었다.

이러한 여파는 홍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밥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칼국수가 4000원에서 4500~5000원으로 올랐고, 자장면은 3500원에서 4000~4500원으로 올라 500~1000원까지 일제히 인상돼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서민가계를 파고 들고 있다.

국내 식량안보 기반 부족

문제는 우리나라의 식량 안보 수준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지난 2006년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8.0%로 주요 곡물 수출국인 호주(280%)나 프랑스(191%)는 물론 공업국인 독일(126%)과 스웨덴(120%)에 비해서도 크게 낮다. 이는 곡물자급률이 OECD국가 중 3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세를 도입하거나 수출량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높은 가격을 주더라도 식량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보리와 밀에 각각 30%와 10%의 수출세를 부과했고, 우크라이나 역시 밀, 옥수수, 콩 등에 수출한도를 설정했다. 또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쌀, 옥수수, 밀가루 등에 잠정적으로 5~25% 수출관세를 붙이는 등 식량 자원주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분업계는 밀가루 가격을 24%~34%까지 인상했으며, 올해도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밀가루를 이용한 가공식품도 가격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을 650원에서 750원으로 15%가 올렸고, 제과업체들도 일제히 과자가격을 15%가량 올렸다.

이에 따라 식품관련 소비자 및 수입물가지수가 상승해 올 1월 식료품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9% 올랐다. 또 지난해 12월 달러기준 농산물 수입물가지수는 전년대비 35.8%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음식료품 수입물가지수도 전년대비 17.4%로 가파르게 올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곡물가격 오름세가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곡물 소비는 지난해보다 더 크게 늘어나고 대두와 밀의 기말재고량이 각각 25.7%와 12.3% 감소하는 등 곡물가격 급등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밀가루, 라면, 빵, 국수 가격이 뛰고 있다. 이 같은 가격급등세는 육류와 가공식품 및 우유·치즈 등 유제품 등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서민의 부담이 급속히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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