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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나도 역사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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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떠나도 역사는 남는다
  • 정진옥 기자
  • 승인 2008.02.19 2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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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주류성설 주장…향토사학가 박성흥 옹 타계

▲ 고 박성흥 옹이 아들과 공동집필한 책 ‘진번·목지국과 백제부흥전’이 이달 27일 출판될 예정이다.
홍주주류성설을 주장했던 재야 역사학자 박성흥 옹이 91세를 일기로 지난 9일 세상을 떠났다. 후백제 항전지인 주류성의 위치를 놓고 논쟁이 계속돼 온 가운데에도 끝까지 홍주설(장곡)을 주장해 온 그였다.

지난 18일 고 박성흥 옹의 둘째아들 태신(58·덕산면 읍내리)씨를 만나 선생이 숨을 거두기까지 근황에 대해 들었다. “췌장염으로 통증이 있어서 병원에 가셨다가 치료 중 폐렴으로 전이 됐어요. 열흘만 늦게 병원에 갔어도 책이 나오는걸 보셨을 텐데….”

오는 27일이면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작업한 400페이지 분량의 ‘진번·목지국과 백제부흥전’(도서출판 주류성)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태신 씨는 “그간은 논문만 쓰셨는데 정식으로 책을 내게 됐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이 돼버렸지만요”라고 했다.

고대사에서 백제부흥사까지 망라한 ‘진번목지국과 백제부흥전’은 박 옹이 논문 ‘내포지방의 고대사와 홍주주류성과 당진 백촌강 연구’을 낸지 4년 만에 나온 것. 여기에는 진번목지국, 고대내포문화, 광개토대왕 남침과 위치비정 등 3편이 실렸다.

한 시간여를 장곡주류성설의 타당성에 대해 열변을 토한 태신 씨는 “한 방송에서 아버님이 쓴 자료를 참고로 백제역사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방영하고 있는데 잘못된 부분이 상당하다. 바로잡을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서 출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자관계를 떠나 학문적으로 존경한다”며 “아버님이 대작을 남길 수 있었던 건 중국어는 물론 일본어에 능통했기에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여 편에 달하는 백제 부흥전사에 관한 일본 문헌을 통독하셨다”고 덧붙였다.


♣고 박성흥 옹은=1917년 8월 26일 예산에서 태어났다. 공주 공립 고등보통학교(현 공주고) 졸업한 그는 동경 이과대학에서 수학 중 태평양전쟁 발발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예산군에서 근무했으며 덕산면장을 지냈다. 환갑 무렵 독학으로 역사공부에 매진하게 되며 고대 마한사를 공부하던 중 역사가 왜곡됐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백제사로 연구범위를 넓히게 된다. 홍성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책 이미지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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