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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유엔평화군 파병 한국군 안전에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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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유엔평화군 파병 한국군 안전에 적신호>
  • 홍성타임즈
  • 승인 2007.06.2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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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결의 뒤 유엔평화군 직접 노린 첫 테러 충격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24일 레바논 남부의 유엔평화유지군(UNIFIL) 활동지역에서 유엔군을 노린 폭탄공격이 발생함에 따라 UNIFIL의 일원으로 내달 레바논에 전개되는 한국군의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테러가 발생한 지역은 한국군이 배치될 지역과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영토가 협소한 레바논 남부의 UNFIL 주둔지역 내에서 UNFIL을 직접 겨냥한 테러가 처음 일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레바논의 대표적 이슬람 무장세력이자 정치단체인 헤즈볼라가 아니라, 행동이 예측불가능한 군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350명으로 구성된 한국군 `동명(東明)부대'는 내달 4일과 19일 각각 선발대와 본대로 나뉘어 레바논 남부의 주둔지인 티르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다.

   ◇유엔군 노린 첫 공격 = 유엔군 병사들의 목숨을 앗아간 이날 폭발은 지난해 8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싸움이 유엔 안보리 휴전결의로 중단된 뒤 UNIFIL을 겨냥한 첫 공격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안보리 휴전결의에 따라 2천 명에서 1만3천 명 규모로 증강된 UNIFIL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레바논 입장에서 보면 이스라엘의 침략을 막는 역할을 하고,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북부 국경을 위협하던 헤즈볼라를 견제하는 임무를 비교적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

   헤즈볼라는 UNIFIL을 명실상부한 평화유지군으로 여기는 상황이 됐다.

   또 작년 전쟁에서 이스라엘 군이 졌다는 논란이 일어 곤욕을 치렀던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UNIFIL 증강을 통해 북부 국경지대에서 헤즈볼라를 견제할 수 있게 된 점을 작년 전쟁의 최대 성과로 꼽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공격은 UNIFIL의 안전을 위협하는 양대 요인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공격의 배후는 =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알-마나르 TV를 통해 UNIFIL에 대한 이번 공격을 레바논의 안정을 해치려는 세력의 소행이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이는 이번 공격과 헤즈볼라가 관계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번 공격의 배후로 레바논 북부 지역에서 레바논 군과 교전해 온 파타 알-이슬람에 의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북부의 나흐르 알-바리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레바논 군과 싸워온 수니파 민병조직인 파타 알-이슬람은 이달 초 자신들을 소탕하려는 레바논 군의 작전에 UNIFIL이 개입했다며 UNIFIL의 역할을 문제 삼았다.

   UNIFIL은 이를 부인했지만 그 후 며칠 뒤 UNIFIL 병사들이 자주 찾는 티르의 한 해변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 UNIFIL이 레바논 군을 돕는 것에 대한 보복으로 파타 알-이슬람이 UNIFIL 병사를 공격하려 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다.

   파타 알-이슬람은 레바논 군이 소탕작전을 멈추지 않으면 전선을 레바논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었다.

   레바논 당국이 생포한 파타 알-이슬람 요원들로부터 이들의 공격 목표에 UNIFIL이 포함돼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레바논 군은 지난 21일 파타 알-이슬람 소탕작전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선언했지만 파타 알-이슬람의 핵심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파타 알-이슬람의 최고 지도자인 샤키르 알-아브시 등이 레바논 군의 포위망을 벗어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 단체의 핵심 조직원들이 레바논의 다른 지역에서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난민촌 인근의 도시인 트리폴리에서 24일 레바논 군과 파타 알-이슬람 요원들 간에 교전이 벌어져 무장요원 6명을 포함해 11명이 숨져 파타 알-이슬람이 공언했던 전선확대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레바논 군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산 UNIFIL에 대한 공격이 시도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레바논 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파타 알-이슬람이 활동하던 난민촌을 초토화함으로써 이 조직에 동조하는 더 많은 `적'을 만들어 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파타 알-이슬람은 = 이 조직은 팔레스타인 지도자인 야세르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을 위해 창설한 파타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이 조직의 수장인 아브시는 요르단강 서안 제닌 출신의 팔레스타인 난민이다.

   그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다 체포돼 수년 간 옥살이를 한 뒤 석방되자 작년 가을 레바논으로 건너가 나흐르 알-바리드 난민촌에 정착해 파타 알-이슬람을 조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브시는 2002년 요르단에서 발생한 미국 외교관 로런스 폴리의 피살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2004년 요르단 법원의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이 발생할 당시 아브시는 시리아 감옥에 있었지만 요르단 검찰은 그가 99년부터 계획된 범행 모의에 가담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폴리에 대한 암살공격 계획을 구체적으로 짠 인물은 이라크 내 알-카에다 지도자로 활동했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라는 것이 요르단 당국의 당시 수사결과였다.

   이로 인해 아브시가 이끄는 파타 알-이슬람과 알-카에다의 연계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브시는 그동안 여러 차례의 언론 인터뷰에서 알-카에다의 이념에 동조하지만 조직상으로는 연결고리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자신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투쟁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브시는 폭력을 활용한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미국 언론 회견에서 "우리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무력에 의지하는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생명과 경제가 위협받는다고 느끼게 되면 (아랍권에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묵인하면서 중동지역에서 패권 확장을 기도하고 있는 미국과 미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세력을 상대로 무력을 동원한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파타 알-이슬람 같은 이슬람 저항조직의 특징은 자신들을 희생하는 자폭공격이다.

   성전을 수행하기 위해 목숨을 기꺼이 바치겠다는 정신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을 거느린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본격적인 저항공격에 나서면 정파 간 다툼으로 분열상이 이미 극에 달한 레바논이 제2의 이라크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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