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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한 삶, 흔들림 없는 애국심이 ‘만해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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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한 삶, 흔들림 없는 애국심이 ‘만해의 정신’
  • 오선희 기자
  • 승인 2006.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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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를 찾아서 <上>
군내 학생, 문학동아리, 여성농업인 등 70여 명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국무총리복권위원회,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국문화원연합회가 후원하는 복권기금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한용운선사의 정신과 행적을 찾아보고 그분의 높은 뜻을 이어받아 후손에 전하는 역사기행을 다녀왔다. 본지는 두번에 걸쳐 이 기행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9일 오전 8시 홍성문화원=<< /STRONG> /STRONG>어린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얼굴과 햇볕에 그을린 아주머니들의 모습사이로 동화 작가인 김정헌 선생의 모습도 보였다. 홍성문화원 김경식 사무국장의 안내로 시작된 여정은 만해의 고장 홍성을 출발해 서울의 한강 건너 주산인 남한산에 위치한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오후 2시 남한산성내 만해기념관 =민족자존의 역사와 호국정신의 성지인 남한산성에는 만해 기념관이 세워져 만해와 관련된 모든 자료들이 가지런히 잘 정돈되어 있었다.
만해기념관 경내에는 우리들의 눈에 익었던 님의 침묵중 ‘나룻배와 행인’의 시비가 있고, 그 옆에는 원로 조각가 민복진 선생의 작품인 만해의 흉상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일행은 이곳에서 신구대학 교수이자 만해기념관 관장인 전보삼 교수의 만해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조선왕조 말 국운이 기울어가던 1879년 8월 29일 충청도 홍주땅(지금은 충남 홍성군 결성면 성곡리 491번지)에서 출생한 만해는 선친으로부터 일찍이 엄격한 가정교육과 예의범절, 의인열사의 언행을 배우며 자랐다. 만해는 홍성의 정신적 지주이며 애국독립운동의 선봉이고 불교개혁을 주장했으며 또한 훌륭한 시인이었다.
기념관에는 조국의 독립과 자주를 위해 굳세게 살았던 만해 한용운의 정신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만해의 옥중 투쟁을 보여주는 각종 신문자료, 님의 침묵 초간본과 100여 종의 판본, 세계 각국(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체코 등)의 언어로 번역된 시집, 각종 저술 등 잘 정돈된 자료들을 보며 청빈한 삶과 흔들림 없는 애국심, 민족의 깊은 사랑, 만해의 정신과 삶이 가슴에 새겨지고 있었다. “성공이냐 실패냐 보다도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를 먼저 분별하라” 했던 말이 기념관 뜰을 나오면서 계속 뇌리에 맴돌았다.

#오후 6시 백담사= </STRONG>만해 한용운의 출가 사찰이자 내설악의 첫 관문인 백담사는 굽이굽이 좁은 골짜기를 따라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임효림의 시 ‘내설악’이 저절로 읊어 지는 곳이었다. 만해 한용운이 지은 ‘백담사사적’에 의하면 신라 진덕여왕 1년에 자장율사가 설악산 한계리에 절을 지어 미타상 3위를 조성, 봉안하고 이름을 한계사라고 했는데, 한계사는 자장이 창건한지 50여 년만인 신문왕 10년인 690년에 실화로 불타 없어졌지만 곧 재건되었다고 한다. 만해는 1905년 이 사찰에서 김연곡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를 하고 전영재 스님으로부터 수계를 받았다. 백담사에서 본격적인 불교 경전 공부를 통하여 불교를 역사화하고 시대화하는 데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이 사찰에서 은사인 김연곡 스님의 도움으로 ‘영환지략’과 ‘음빙실문집’을 통하여 세계지리와 서양의 철학을 포함한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조선불교유신론’을 집필할 수 있는 저력이 되었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늦은 저녁까지 큰 나무 아래 앉아 한용운의 님 을 논했다. ‘님 은 갔습니다. 아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계곡의 물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밤이 깊어지자 마른번개가 쳤고, 자리에 막 누우려니 굵은 빗소리가 들렸다. 이곳에서 한용운은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며 여러 날 밤을 보냈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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