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우리더러 죽으란 말이냐”
상태바
“우리더러 죽으란 말이냐”
  • 황지혜 기자
  • 승인 2005.11.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민대회 발묶이자 도로시위 … 23일 쌀비준안 국회 통과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쌀협상 비준 저지를 위한 농민대회’에 참가하려던 홍성군 농민 300여명이 경찰의 봉쇄로 상경에 실패, 홍성경찰서 앞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3시간여 동안 계속된 시위에서 농민들은 대정부 요구안 10가지를 적은 현수막을 내걸고 “쌀협상 비준은 한국농업과 식량주권, 농민의 생존권을 빼앗을 것”이라며 국회비준 반대를 외쳤다. 또한 추수한 벼를 도로에 쏟아 붓고 불태우기도 했다.

이날 농민들은 오전 8시 반 경 각 읍·면 농협 앞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9시에 홍주문화회관으로 집결 서울로 떠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각 읍·면에 배치된 경찰 관계자들의 저지로 발이 묶이자 개인차를 타고 홍주문화회관에 집결했다. 이후 농민들은 “합법적인 집회 참여를 원천 봉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관광버스를 보내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홍성경찰서로 이동, 서장 면담을 시도했으나 전경 50여명이 입구에서 바리케이트를 치고 출입을 통제했다.

홍성경찰서는 농민집회를 금지한다는 경찰청의 방침에 따라 농민 상경을 원천봉쇄했다.

시위 과정에서 농민과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여성농민은 “쌀값 하락 이후 1천만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면서 “농촌에 사는 사람이라도 애 키우고, 먹고 살아야 하지 않느냐. 우리집에 가서 애들하고 어떻게 사는지 직접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농민은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농민과 협상하려는 의지는 없고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으로 하는 것이 실망스럽다”며 “농민을 잡초 짓밟듯 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23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세계무역기구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