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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바꾼 ‘앞선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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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바꾼 ‘앞선 행정’
  • 윤홍석 기자
  • 승인 2005.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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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행정 벤치마킹-무주군
개발제한 어려움 친환경 정책으로 극복
세계적 관광레저 중심도시 ‘도움닫기’
정년퇴직 등 자연감원으로 ‘군살빼기’
청사외곽 담 허물고 내부구조 개방형 바꿔
‘반딧불 축제’ 정부지정 우수축제 인정받아
공직자 벌점퇴출제 등 조직내부 체질개선도


총정원 482명인 공무원 조직에서 현원이 정원대비 87명이 모자란 395명 뿐이라면 그 조직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아마도 그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적지않은 공무원 조직은 원활한 행정서비스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일지 모른다. 일부 공무원은 행정업무가 위기에 봉착해 불요불급한 행정서비스 외 정책개발 등에 공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일 수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직내부에서는 다소간의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앞서가는 자치군정을 펼치는 자치단체도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다.

위의 사례는 인구 2만6천76명(11월7일 현재)인 전라북도 무주군의 현실이다. 무주군은 김세웅 군수가 키를 잡은 이후 정년퇴직 등 결원발생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충원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사무자동화에 공무원들이 출장을 다닐 때 자신의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감안해 충원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사회변화에 맞춰 공직사회도 변화해야 한다며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실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주군이 정해진 고유 업무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무주군은 세계적인 관광레저 중심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힘찬 도약 중이다.
무주군은 국립공원 덕유산과 무주리조트(스키장), 무주구천동 등 전국에 잘 알려진 관광자원이 있으며 수려한 자연경관을 옵션으로 갖추고 있어 관광중심도시로서의 기반은 일정정도 갖춰져 있는 셈이다.

반면 군 전체의 70%가 각종 제한법규에 걸려 개발이 어려운 점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무주군은 전체 면적의 45%(179.9㎢)가 덕유산 국립공원지역으로 설정돼 있으며 금강수계수변구역(22.79㎢) 등으로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무한한 환경적 가치의 보존이란 역발상을 이끌어냈다. 무주군은 민선출범과 함께 친환경적 관광개발에 중점을 뒀다. 3선으로 마지막 임기를 보내고 있는 김세웅 군수는 민선자치군정 출범과 함께 환경과 관광을 미래산업으로 판단했다. 도시개발과 국책사업인 태권도공원, 기업도시 유치를 결심한 그는 무주군 전 공직자와 똘똘뭉쳐 일관된 정책을 펼친 끝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쾌거를 이룩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무주군은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와 태권도 공원 조성에 돌입했다.

슬로우와 밸리의 합성어인 슬로밸리를 슬로건으로 내건 무주군은 청정환경과 건강, 삶의 여유를 컨셉으로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관광과 레저, 생태체험과 의료요양을 무주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으로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건설 중이다.

기업도시는 무주군 안성면 금평리와 덕산리, 공정리 일원 240여만평을 사업대상지로 하고 있으며 사업기간은 2015년까지로 잡고 있다. 이 기간동안 (주)대한전선이 1조8천억원을 투자해 메디칼 웰빙센터를 비롯해 의료요양마을과 호텔컨벤션센터의 역할을 겸할 수 있는 시설, 종합예술학교 및 특수목적고, 복합주거단지 등을 건설하게 된다.

무주군 관계자는 “관광은 물론 레저, 휴양, 주거, 교육, 문화 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상주 인구 2만명 수준의 자족도시가 건설돼 많은 일자리 창출과 주민소득증대, 무주군의 브랜드 가치 상승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기업도시 조성에 따른 지역경제 생산유발액은 3조원 가량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또 사업완료 기간인 2015년까지 총 821억원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되고 있으며 연평균 91억원의 지방세 수입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국책사업인 태권도공원 조성이 확정됨에 따라 무주군민들은 전 세계 179개국 6천500만 태권도인의 메카로 우뚝 설 것이란 기대와 함께 자긍심이 크다.

2013년까지 무주군 설천면 일대 104만여평에 조성될 태권도공원은 1조2천억원을 투입해 태권도 문화마을과 추모공원, 명예의 전당, 스포츠 박물관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상의 사업이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면 지난 97년 막을 연 무주 반딧불 축제는 청정환경의 지표곤충인 반딧불이(천연기념물 제322호)를 소재로 한 것으로써 세계속의 환경축제로 부상할 채비를 차리고 있다.

무주 반딧불 축제는 초점을 친환경에 맞춰 기획한 축제로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백개의 지역축제와는 차별성 및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2000년부터 2년 연속 문화관광부 우수축제로, 2002년에는 한국방문의해 문화관광부 지정축제, 2003년에는 정부지정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지정된 바 있으며 지난해와 올해는 문화관광부 지정 지역육성축제로 평가받아 그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올해 축제는 태권도공원 유치에 맞춰 ‘반딧불이와 태권도의 만남’이란 테마로 반딧불이 탐사체험과 태권도 한마당 행사 등을 연계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무주군 관계자는 “올해 반딧불 축제에서는 부가가치 효과 69억여원을 비롯해 직접소득 31억원 등 1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자랑했다.

세계적인 관광레저도시로의 도약이 한창인 무주군은 슬로건에 걸맞은 도시환경정비 사업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가지 가로환경정비사업과 남대천 오염하천 정비사업, 예체문화관 건립, 재래시장 현대화사업 등을 완료했거나 추진중이다. 이 모든 사업은 친환경이란 한가지 컨셉에 맞춰 이루어졌다.

특히 도로는 보행자 우선 통행방식을 채택해 인도를 넓히는가 하면 점토벽돌로 인도를 포장해 이색적인 느낌을 갖도록 했다. 또 도심주변에는 시가지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가로수 식재사업과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가지 조성을 위해 명품 및 명물 간판을 제작, 활용하는 상가에는 보조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상가에서 주차장을 건설할 경우도 보조금 지원혜택을 주고 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주군의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행정조직 내부에 대한 체질개선 작업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무주군청을 처음 방문하는 민원인의 경우 자신이 방문한 곳이 군청인지 민간 기업체의 사무실인지 의아해 한다. 무주군청은 청사외곽 담장을 허물었다. 그리고 청사외곽은 돌포장 광장과 분수대, 넓은 잔디밭이 여유로운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김세웅 군수는 취임과 함께 열린행정, 공개행정, 투명행정에 대한 의지를 군청사 담장 허물기로 표현한 것이다. 김 군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단계로 청사 내벽을 헐어내는 청사정비사업을 추진했다. 97년 IMF 구조조정 이전에 불필요한 계선라인인 부읍면장 제도를 폐지한 수범사례로 행자부로부터 받은 상사업비 4억원 등 총 10억원을 들여 노후화된 청사 구조진단을 거친 뒤 개방형 청사로 리모델링 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무주군 청사의 리모델링은 내부고객 만족을 위해 최신 OA사무기기 도입과 동선이 편리한 업무공간을 확보했으며 민원인과 주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층별 내벽을 모두 헐어내 한층에 여러개의 실과를 배치했다. 실과배치시 민원인이 복합 민원을 처리할 때 움직이는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실과를 같은 층에 배치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로인해 민원인들이 업무처리를 위해 이 사무실 저 사무실을 물어보며 다니는 불편함이 사라졌으며 흔히 말하는 ‘핑퐁민원’도 자취를 감추게 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는 것.

열린, 투명행정은 오픈된 사무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무주군은 소규모공사 수의계약을 전면폐지하고 공직자 벌점 퇴출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무주군은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의 수해복구사업을 추진하면서 감리, 감독 등을 전문기관이 대행해 전담케 하는 CM(Construction Management)제도를 전국 최초로 도입해 공사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공사와 관련해 발생하는 부정과 부패고리를 차단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 연례적이고 반복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로드맵을 작성, 시스템을 구성해 전 직원이 공유함으로써 불필요한 문서생산과 시간을 절약해 창의적인 아이템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자기개발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또다른 제도는 그린·옐로우카드 제도다.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창출한 공직자에게는 그린카드를 발급하고 반대인 경우는 옐로우 카드가 발급되며 인사고과에 이를 철저히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무주군의 행정혁신 사례는 다양한 수상경력에서 엿볼 수 있다. 올해 들어서만 제1회 지방자치경영대전 우수상(한국일보, 매일경제 주관)을 비롯해 지자체 시행 10주년 기념 지방자치 대상 ‘살기 좋은 도시’ ‘서비스 혁신 부문’(한국언론인포럼) 2005글로벌 경영대상 지자체경영부문 대상(일본 능률협회컨설팅) 등을 수상했으며 매년 각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세웅 무주군수는 “이제 무주는 태권도공원과 기업도시유치로 명실공히 세계속의 무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틀을 다졌습니다. 낙후의 한을 풀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400여 공직자와 군민 모두가 함께 달려 온 지난 10년의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업무에 눌려 때론 신음을 하면서도 믿고 따라준 공직가족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은 애정과 감사를 드립니다. 세계도시 무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자격과 기준을 세계시민의 수준으로 맞춰나가야 할 것입니다. 자치역량의 강화와 함께 성숙한 시민의식이 세계인들을 무주로 불러오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무주의 희망이 전라북도의 희망으로, 나아가 대한민국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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