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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높이는 정책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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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높이는 정책 우선돼야
  • 김수영 기자
  • 승인 2005.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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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인구문제 진단-④ 인구유입 위한 주거환경, 문화, 교육, 기업 진단
아파트 수요증가 주거개선대책 시급
일자리 창출 위해 기업체 유치 나서야
또다른 유명대학 유칟교육환경 개선
다양한 문화공간 확보로 ‘발길 되돌리기’



홍성군의 인구문제는 인위적인 주민등록 이전에서 벗어나 출산율과 삶의 질을 높여 자연스럽게 인구가 증가할 수 있는 묘안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대도시가 아무리 혼잡하다 하더라도 홍성보다는 아산 천안 같은 중소도시가, 중소도시보다는 서울 대전 등 대도시가 생활 편리성이 높다는 건 확실하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이 취업, 교육, 의료, 문화 등의 혜택을 찾아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대도시와의 격차를 좁히고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의 증가를 위한 환경여건중 쾌적한 주거공간 확보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

홍성의 주택보급률은 2003년 말 97.6%로 나타났으며 올해들어 100%에 육박하고 있다. 주택보급률만 놓고 보면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홍성읍내를 비롯해 각 읍·면의 대부분은 구가옥으로 단독주택과 연립, 다세대 등 노후주택이 많고 비싸 젊은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홍성군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군내 주택수는 단독주택 2만5천801세대, 연립주택 750세대, 다세대주택 1천13세대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파트는 1998년 3천167세대에서 7년여만에 6천859세대로 급증해 주거형태의 변화 즉 아파트 선호현상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아파트 단지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내년 초와 말에 분양예정인 코오롱하늘채아파트와 세광엔리치빌아파트는 각각 569세대, 430세대로 고품격 아파트를 지향하며 평당 분양가가 500만원이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단지 거주 목적의 아파트라는 개념보다는 질이 선택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는 증거로도 풀이된다.

홍성지역의 아파트 시대는 1989년 신천아파트(가동)가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이어 1991년과 1992년도에 아파트 건설 붐을 이루면서 아파트 문화가 본격화 되었고, 2001년 주공아파트(996세대), 2003년과 2004년 부영아파트1, 2차(1천368세대) 등 대단위 아파트가 건설됐다.

군 관계자는 “아파트의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다. 홍성에서는 주공 2차 임대아파트 건설 외에 1~2개의 아파트 단지가 더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청운대 앞 택지개발도 조만간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이러한 아파트 건설은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근 타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결성에서 홍성읍의 한 아파트로 이사한 모 씨는 “함석지붕의 구옥에서 아이들과 살다보니 힘들었다. 집을 새로 지으려고도 생각했으나 그 돈이면 시내 아파트를 구입해 이사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학교문제도 있고 부인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이사했다”며 생업인 축산은 왔다갔다 해도 별 무리가 없는데다 살다보니 이렇게 편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홍성은 농업군이며 축산군으로 농축산이 홍성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산업구조는 고용창출 및 젊은층의 정착에는 별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분석이다.

2003년 말 현재 홍성의 제조업체 수는 521개 업체로 약 3천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 50인 이상 사업장은 불과 10여 곳에 불과하다. 군이 농공단지를 조성해 기업체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구유입에 따른 인구증가의 한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군은 갈산면 취생리에 갈산전문농공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완공목표로 (주)IK가 추진하는 은하민간전문농공단지는 은하면 화봉리에 조성중이다. 결성민간전문농공단지도 덴소풍성(주) 협력업체 29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며 이미 11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군은 지난 2003년 44개 업체, 2004년 20개 업체 등 64개의 중소기업을 유치 1천3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바 있으며 올해도 20개 업체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가 계속 창출된다면 취업기회의 확대로 타 지역으로의 인구이동은 적어질 것이며 실질소득 상승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 창원에서 이주해 입주한 덴소풍성(주)으로 인해 500여 근로자가 이동했다. 또한 가족들까지 함께 옮겨온 근로자도 많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근로자가 홀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생활근거지였던 창원시보다 주거나 교육, 문화환경이 뒤떨어져 이전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덴소풍성의 한 간부직원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전학시키려 했지만 홍고와 홍여고에서는 정원 외 더 받을 수가 없다하여 불만인 직원들이 있다. 창원의 학업수준으로 봐서는 홍고와 홍여고 등에 전학해야 맞는데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사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충남교육청이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51조 및 89조에 의거 홍성지역을 해당 학년 정원의 3% 범위내에서 전·편입을 특례지역으로 지정해 어느 정도 불만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구유입을 발생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는 중견 종합대학교의 유치라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현재 홍성에는 혜전대학과 청운대학교가 있지만 학생수는 혜전대 약 3천여명, 청운대 약 4천여명 선이다. 그러나 서울 등 수도권 4년제 대학 인원은 8천~1만2천여 명 선으로 대학교 유치가 인구유입이나 지역경제 발전의 관건이 될 수도 있다. 민선 1기 이종근 군수 시절 서강대학교 홍성이전이 긍정적으로 추진돼 이사회의 최종 의결절차만 남겨놓기도 했으나 결국 무산돼 지방이전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대학유치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것을 혜전대와 청운대를 통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자들은 대학 진학 및 취업을 위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홍성을 떠나며 출향하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경쟁력 있는 대학의 유치는 꼭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문화생활의 욕구 또한 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충족시킬만한 공연문화, 전시문화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한 실내공연장이나 야외공연장, 무대 등이 없는 현실에서 문화욕구의 충족은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학생 서모(광천읍·23) 씨는 “홍성군의 경우 문화혜택이 빈약하다. 연극을 보기 위해서는 서울까지 가야만 한다. 하지만 학생이고, 관람료가 비싼데다 차비까지 계산하면 적지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주 가지는 못하고 있다. 홍성군에 문화공간이라고는 영화관하고 홍주문화회관 정도일 것 같은데 홍주문화회관에서 여러 가지 공연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가용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 걸어서 갔다 와야 하고, 사실상 무슨 공연을 하고 있는지 홍보도 별로 없어 이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규모 공연장이나 연극무대 등이 필요하고 문화계 일각에서도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좀 더 많은 활동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해 청운대 이모 교수는 “발령 후 가족과 함께 홍성으로 이사를 했다. 그러나 퇴근시간 이후나 주말이면 즐길 거리나 취미생활 할 거리가 없다. 저녁 9시 이후 거리에 사람이 없다보니 가족이 답답해 해서 대도시로 다시 이사를 했다”고 말했다.

홍성에서 태어나 대학교 졸업때까지 홍성을 떠나지 않았던 강모 양은 “군내 한 회사와 서울의 한 회사에 동시 합격했다. 두 직장의 급여도 비슷해 서울로 상경한다는 것은 오히려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지지만 선뜻 서울을 택했다”며 “서울을 택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인 이유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자기개발을 위한 재교육 등의 기회와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대도시가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라고 말해 홍성이 왜 인구가 줄어드는지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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