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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피 부풀리기’ 실속은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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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피 부풀리기’ 실속은 없고 …
  • 우흥식 기자
  • 승인 2005.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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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인구문제 진단-③ 대학생 장학금 지급효과와기관·기업 전입실태
전입 대학생 장학금 지급 ‘효과 미흡’
미봉책보다 멀리 내다본 대책마련 필요


홍성군 인구 9만명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자 홍성군은 인구증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해 9만명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군은 지난 2003년 말 홍성군인구증가등을위한지원조례(이하 인구증가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민선 3기 출범과 함께 인구증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채현병 군수는 군내 혜전대학, 청운대학교 관계자 및 총학생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구유치 협조를 당부했다. 또 홍성읍사무소 직원들은 이들 대학을 직접 방문해 이동민원실을 차려놓고 인구유치운동을 벌이는 등 대학생 유치를 위한 광범위한 노력을 펼쳤다.

인구증가지원조례에 따르면 장학금 지급대상자는 12월 말 기준으로 홍성군내에 주민등록이 등재된 자로 대학(교)의 재학생으로 하고 있다. 군은 지원대상 대학생 1인당 30만원 이내의 장학금을 이듬해 3월 추첨을 통해 지급하고 있다. 장학금 지급현황을 보면 2004년에는 570명(8천550만원), 2005년 637명(8천918만원)이다.

그러나 군의회를 비롯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장학금 지급정책이 인구증가를 위한 최선책인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장학금을 지급받는 학생들 대부분 장학금을 받기 위해 몇 달 동안 홍성군에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 시·군 소재 대학을 다닌 모 양의 경우 “주소지를 옮기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생활하고 있던 학교 기숙사로 주소지를 이전해 장학금을 받았 다”며 “장학금을 준 지역에서 석달 정도 주소지를 유지해 달라는 말을 들었지만 장학금을 받은지 석달도 안돼서 주소지를 옮겼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매년 인구증가운동이라는 명목으로 1억여원에 가까운 군민혈세를 투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않고 있다는 여론이 불거지고 있다.

홍성읍 이모 씨는 “그 돈을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여 살고 싶은 홍성을 만드는 것이 대학생 유치를 위한 가장 적절한 대책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같은 정책이 단기적인 미봉책일 뿐이라는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군내 각 기관 및 기업체의 인구증가 기여도 역시 군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서, 법원, 검찰청, 한전 등 관공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중 상당수는 주소지를 홍성으로 이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전의 경우 전체직원 39명 중 관내거주는 15명(39%), 관외거주는 24명으로 나타났다.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도 61명의 직원 중 관내는 29명(50%), 관외는 31명(서천, 보령, 예산 등 타 지역 근무자 포함)이다. 세무서는 전체직원 39명 중 24명(61%)이 관외 및 숙소에, KT홍성지사는 직원 130명 중 50%정도가 관내다.

군내 5개 시중 은행은 직원의 38%인 25명이 관내에, 170여명이 근무하는 교도소는 직원의 70%가 관내다. 22명이 근무하고 있는 건강보험홍성지사는 10명(45%)이 관내에, 144명이 근무하는 소방서는 40%정도가 주소지를 홍성에 두고 있다. 도로공사 홍성영업소는 18명의 직원중 17명(94%)이, 324명이 근무하고 있는 홍성의료원은 주소지에 대한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일부 기관 및 기업체의 경우 종사자들의 주민등록 주소지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인구증가 운동에 별 관심이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홍성군내 초ㆍ중 교원 612명 중 관외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사람은 59명에 그쳐 타 기관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업체의 경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군내 가장 큰 기업체인 덴소풍성은 직원 500명 중 홍성에서 채용한 직원과 일용직이 180여명으로 이들은 모두 홍성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창원본사에서 이전해 온 직원 320여명 중 50%정도는 이사를 고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금마면 죽림리에 1991년 둥지를 튼 세림산업의 경우 100%에 가까운 직원들이 홍성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구항 농공단지 내 동신포리마도 직원 150여명 중 산업연수생과 임직원 등을 제외하고 60% 정도가 홍성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기관 및 기업체 종사자들의 주민등록 이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교육을 비롯해 문화, 의료, 복지 등 홍성의 주거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위적인 인구증가는 한계에 부딪혀 매년 똑같은 현상만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사회 각 분야별로 제기되는 문제점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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