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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 걸림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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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 걸림돌 무엇인가
  • 윤홍석
  • 승인 1999.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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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고 깨어나야 21세기 앞선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홍성이 정체돼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홍성사회가 정체성을 띠고 있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홍성을 이끌어가는 중심세력이 사회변화에 능동적인 대처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홍성은 역사적으로 홍주목 등 높은 관청이 있던 지역이다. 홍성읍 오관리란 지명이 5개의 관청이 있다해서 붙여질 정도로 관청이 많았던 지역이다. 관청이 많았다는 것은 시민사회라기 보다는 관료주의적 사회분위기 즉 권위주의와 보수성이 강했을 것이란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같은 사회풍토속에서 유지들의 영향력은 컸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1865년 고종이 한응필을 홍주목사에 제수하며 "부평부사 한응필을 홍주목사로 제수한다. 홍주는 호서의 제일 큰 도시인데 평소 치정하기가 어려운 곳이다. 관리를 알아보지 않는 부호들이 있어 도내에서 치정하기가 제일 어려운 곳이다. 이에 부평 한응필을 특별히 홍주목사에 제수한다. 평민은 돋아올리고 강한자는 눌러서 기강을 바로잡아 준동하는 세력을 없애라"며 당부한 것은 홍성사회 유지들의 영향력이 어떠했는지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후에도 이같은 양상은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홍성사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6.25 전쟁후 군내 일부 계층사이에서는 60년대까지 군유지 저가매입이 이루어졌다는 것. 영풍농장을 중심으로 대부분 군유지였던 이 지역은 시가보다 싼값에 매각되고 남은 것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곳이라는 지적이다. 또 70∼80년대 들어서는 개발예정지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각종 압력을 넣는 등 이권개입에 적극 참여해 왔다는 것.

한 주민은 "광천통 홍주고 앞 도로의 경우 외부의 영향에 따라 노선이 일부 변경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는 현재의 삼정가스 뒤쪽으로 노선이 계획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역발전이라는 전체적인 틀 보다는 개인의 이권때문에 노선마저 변경되는 사회분위기가 만연했던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한다.

물론 농업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재산증식은 어쩌면 생존을 위한 결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틀 속에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타당성이 검증됐을 때 계획수정이 이루어졌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계층의 기득권 유지보호 현상은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게 주민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또 일각에서는 일부 계층의 영향력은 각 기관장 및 공직자나 지역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젊은층 등의 의지를 꺾어 놓았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한 주민은 "이들 계층에 대한 일방적인 시각은 위험한 판단이다. 그동안 홍성발전을 위해 이들 계층도 많은 노력을 했고 성과도 있었다"며 "홍성교도소를 비롯 홍성기능대 유치, 백야 김좌진장군, 만해 한용운선생 동상 건립 등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홍성읍 외곽도로를 폭 30미터로 확장하자는 주장 등은 당시로선 미래를 대비한 활동으로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 계층은 의회구성 이전에 행정에 대한 하나의 압력단체로서 부실한 군행정에 대한 비판과 감시기능을 수행해 오는 등 지역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홍성사회의 발전은 젊은층의 힘만으로는 안된다는게 주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또 현재의 정체성이 오래간다면 홍성은 더욱 낙후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홍성의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그동안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원로들과 젊은층의 힘이 모아져야 할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대해 한 사회단체 회원은 "자질과 능력있는 40∼50대가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게 홍성군의 현실이다. 현재의 홍성사회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펼치고자 하는 젊은층의 의지를 꺾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태동당시 큰 기대가 모아졌던 홍성군지역발전협의회는 기대만큼의 활동을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 홍성의 중추적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던 젊은층이 중심이 됐던 단체였기에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이다.

이 단체의 활동이 부진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이들의 성장, 활동범위를 제한하는 외부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 단체의 한 회원은 "실제로 활동을 하다보니 많은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자신들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고 어느 누구도 힘을 실어주려는 의지가 약했다"고 말했다.

홍성읍 ㅈ씨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마치 자신의 사회적 입지약화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때 새로운 세대가 홍성사회의 주축이 돼야 할 시기에 자질과 능력을 갖춘 후진을 찾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앞으로의 활동방향 등에 지침이 되는 역사책, 혹은 교과서를 마련하는 등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같은 피해의식 속에서는 아무런 역할 도 할 수 없을 것이며 세대교체는 누가 누구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젊은층들의 활동력이 더 이상 수그러들기 전에 젊은층의 의지와 원로들의 관록과 경험이 한데 어우러지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집안에 며느리가 들어왔을 때 곡간열쇠를 맡기는 시어머니가 있고 죽을때까지 곡간열쇠를 맡기지 않는 시어머니가 있다. 곡간열쇠를 맡긴다는 것은 앞으로 한 집안을 이끌어 나갈 안주인으로 인정하고 그에따른 권리는 물론 책임과 의무를 부여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시어머니의 권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홍성사회도 더 늦기전에 각 분야별로 앞으로 홍성사회를 이끌어나갈 새며느리를 맞아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젊은층에게도 문제는 있다. 미래 홍성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해 가기 위한 자기발전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비판에 앞서 선배들의 관록과 경험을 장점으로 받아들이고 늘 연구하고 배우려는 자세로 자기발전을 추구해 나가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각 사회단체 등에서 실시하는 강연이나 포럼 등에 지역내 젊은층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또 지역내 대학에서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홍성 주민의 참여율은 인근 시군에 비해 훨씬 저조하다는게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관련 주민 이모씨는 "젊은층의 의지가 너무 약하다. 비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실랄하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미래에 대한 준비는 부족한 것 같다."며 "언제까지 피해의식에 젖어 비판만 하고 있을 것인가? 자신의 희생을 각오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보다 쉽게 접근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여기에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이들에게 실어준다면 홍성사회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이란 여론이다.

과거 관을 끼고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대 일부 계층의 입김이 적잖이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홍성에 비해 보령이나 서산시 등 시민사회가 주축이 된 시군들은 홍성에 비해 빠른속도로 현대사회에 적응해 나가며 지역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홍성도 더 늦기전에 시민주도적인 사회를 정착시켜 나가기 우한 전 군민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홍성의 사회변화에 대해 별다른 대응없이 대처해 온 주민들의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홍성사회의 정체성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주민들의 단합된 힘은 사회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대안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주민 개개인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홍동면 문당리 주형로씨의 경우 환경농업의 개척자로 대안농업을 중추적으로 수행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씨의 경우 환경농업을 실현시키기 위해 주변의 손가락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 마침내 전국에서 인정받는 환경농업인이 됐다.

현대사회는 이같은 노력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스스로의 힘이 부족하다면 지역내 대학을 비롯 각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최소한 자신의 분야에서 만큼은 활동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렇게 키워 온 개개인의 힘이 하나로 모아질 때 더 이상 좌절과 피해의식은 느끼지 않아도 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또 과거부터 계속돼 온 파벌을 없애고 통합, 협력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언제부터인가 상호간 갈등을 빚어온 파벌양상은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지역내 중론이다. 어느 한쪽에 대한 맹목적인 불신과 갈등은 지역사회를 조금씩 무너뜨리는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어떤 좋은 구상이나 계획이 있어도 이를 펼쳐보이기도 전에 반목과 질시가 팽배한 사회구조속에서 발전은 한낱 꿈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이다.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을제시하고 신념있고 용기있는 젊은층이 적극 나서 더 이상의 편가름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노력해 나간다면 미래는 밝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다 공직자 등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료사회의 정체성은 주민들에게 무력감을 느끼게 하고 있으며 새로운 일을 찾아나서기 보다는 일을 하지 않으려는 복지부동 양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여론이다.

홍성군청의 한 공무원은 "새로운 일을 하려는 움직임만 보여도 이를 제지하는게 홍성군의공직사회다. 군청내 간부급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연히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다 잘못될 경우 승진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생각이 팽배해 있다. 이같은 풍토속에서 역동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공직사회는 주민들을 위한 봉사정신이 바탕이 돼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같은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주민불만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민은 더 늦기전에 새로운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고 관은 활기있는, 살맛나는 홍성발전을 위해 늘 연구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사고의 틀과 적극적인 참여의식 없이는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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