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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중심상가도 공동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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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중심상가도 공동화 우려
  • 류재중
  • 승인 2003.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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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골목 예년 절반 매출, 땡장사만 출현 뒷골목화
홍성읍내 상가 경기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성탄절, 연말 특수도 예년같지 않다. 심지어 속칭 명동골목으로 불리는 홍성읍 중심 상권이 뒷골목으로 전락돼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명동골목 상인들이 매출 감소로 힘겨운 겨울을 맞고 있다. 성탄과 연말인 요즈음이 일년중 가장 경기가 좋을 때이지만, 예년에 비하면 매출이 훨씬 줄었다는 것이 대부분 상가의 분위기다.

지난 23일 오후 선물코너의 한 관리자는 "이 쯤이면 포장지가 수북히 쌓여 있을 때지만, 예년에 비해 매출이 40~50%에 그치고 있다"며 "카드 10장 사가는 사람도 드물 정도로 돈 쓰는 액수가 줄었다"고 재고 걱정을 했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인은 "3년전에 비하면 매출이 절반 정도 줄었다. 거의 모든 상가가 세일과 각종 이벤트를 실시해 연말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손님도 줄고 지갑을 여는 손님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오후 3~4시까지 10만원권 수표 한 장 바꾸지 못하는 상가도 있다. 불경기로 인해 장사가 망해 나가고 그 자리에는 땡장사가 출현해 기존 점포를 또다시 죽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점포가 망하면 다시 세가 나가기도 힘들고 세입자가 권리금 등을 생각해 그 자리에 월별로 다시 계약을 해 떠돌이 상인에게 임대해 주는 것이 소위 땡장사다. 상인들은 불경기일수록 땡장사가 판을 치고 지역의 돈을 싹쓸이 해 나가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불경기에 상인들은 점원을 줄이고 관리비 등을 줄여나가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상설시장내 한 치킨집은 최근 배달사원 두 명 모두를 없앴다. 치킨집 여주인은 "작년에는 하루에 70~80마리까지 팔았으나, 요즈음은 30마리 팔기도 힘들어 남편이 배달을 전담해 둘이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류독감으로 매출이 떠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홍성읍 중심상권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상인들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관을 운영하는 이종석 씨는 "상가가 한 데 모여있는 명동골목은 5년전까지만 괜찮았는데, 보이지 않게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상인들의 구심점인 번영회 조직 등 상가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명동골목에는 현재 친목단체 성격의 번영회가 군데군데 5곳 정도 있지만, 상인들의 구심점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몇 년전 상인들은 거리축제를 벌이는 등 이벤트를 구성하고 오래전부터 차없는 거리 등 문화를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했지만, 상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조차 사라지고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 상인들 사이에선 단 한번 치른 거리축제의 결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상인들의 불신이 씨앗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홍범 씨는 "명동골목 등 시내 상권에는 친목단체가 5곳 있는데, 이들은 서로 알력은 없지만, 의견이 상이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상가 번영을 위해서는 단일화된 번영회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주거지역의 확산과 자동차 문화, 상인들의 무관심 등으로 중심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상가 번영회 조직, 차없는 거리 특화, 쉼터ㆍ문화의 거리, 게시판 등 홍보 강화, 다품종 소량 품목 판매, 상인들의 자정 노력 등 명동골목의 마트화 전략이 실천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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