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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농민연대 출범과 농협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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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농민연대 출범과 농협개혁
  • 류재중
  • 승인 2003.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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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운동 방향 '농협개혁'으로 전개
9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상임대표 송남수)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2박 3일간 농협중앙회 시ㆍ도지역본부 및 시ㆍ군지부를 점거한 채 농협 개혁을 요구하는 동시다발 농성을 벌였다.

전국농민연대는 기존 농민단체협의회가 개별 이익 주장에 치우쳐 이익단체로 전락했다는 평가속에 농민운동의 순수성을 찾는다는 목적아래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농민연대 소속단체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정현찬), 전국농업기술자협회(회장 강춘성),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회장 윤금순), 전국한우협회(회장 남호경), 한국카톨릭농민회(회장 송남수),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김남용),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서정의),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회장 김인호), 한국유기농업협회(회장 류달영)가 참가하고 있다. 또한 산하 조직인 시ㆍ도별 농민연대가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충남농민연대가 8월 8일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

홍성에서는 이두원 전국한우협회충남도지회장이 충남연대 창립준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농업경영인연합회홍성군연합회(회장 이대성), 여성농업인홍성군연합회(회장 김정숙), 홍성군농민회(회장 류기환), 한우협회홍성군지부(지부장 민재기)가 참여하고 있다.

홍성 농업인 30여명은 지난 9일~10일간 농협중앙회군지부 2층 회의실을 점거하고 농협개혁과 한ㆍ칠레 FTA 국회비준 저지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농업인들은 특히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시ㆍ군지부의 기능 축소, 시ㆍ도지역 본부장 조합원중 선출 등의 농협 개혁안을 요구했다.

이대성 경영인연합회장은 "농자재 및 생활물자 사업이 아직도 중앙회를 통해 유통되는 부문이 있다"며 "완전한 신ㆍ경 분리로 시ㆍ군지부의 기능을 축소하고 읍ㆍ면 농협으로의 직접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 경제부문의 힘을 키워 과잉 생산을 억제하는 등 농산물의 수급조절 기능을 강화하고, 품목별 공동계산제 등의 도입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제도보완과 함께 시ㆍ군 금고 기능을 읍ㆍ면농협으로 이관해 지역 주민들에게 그 수익을 환원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광욱 농협중앙회노동조합 홍성군분회장은 "중앙회 입장은 신경분리를 안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경제사업 파트를 분리하면 3조원의 자금 조성이 필요한데, 3년 이내 신ㆍ경 분리 요구는 무리다"며 점진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욱 분회장은 또 시ㆍ군지부 폐지와 시ㆍ군 금고 유치에 대해 "시ㆍ군지부는 실제 제1금융권으로 은행과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지, 읍ㆍ면농협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또 시ㆍ군 금고는 11개 읍ㆍ면농협중 누구한테 줄 것인지 어떻게 운영될 수 있는지 선결 처리해야 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자흥 홍성농협 조합장은 "신ㆍ경 분리와 중앙회 시ㆍ군지부 존ㆍ폐 여부로 무엇을 이익보고, 무엇이 손해인지를 정확하게 따져 봐야 된다"며 "중앙회군지부는 그동안 신용사업을 해서 번 돈을 경제사업으로 환원했으며, 흩어져 있는 농민과 읍ㆍ면농협의 대변자 및 창구 역할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당장 군지부가 폐지되면 농민과 전체 읍ㆍ면농협의 대변 창구만 없어지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박 조합장은 또 "농협에서 돈 벌어 축협에 쏟아 붓는 중앙회 통합에서 보듯이 농협 개혁은 중앙회 통합이 중요한 아니라, 농민 입장에서는 하부 읍ㆍ면 조합의 통합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일선 조합의 통합과 구조조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욕심 부릴 일도 아니지만, 당장 수백억대에 달하는 군 금고를 줘도 제도적ㆍ기술적으로 운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두원 전국한우협회 부회장은 "농민연대의 농협개혁 화두는 시기적절하지만, 농협중앙회에 초점을 맞춘 것은 과정과 절차가 무시 돼 본질이 왜곡 됐다"며 "농협 개혁은 읍ㆍ면농협이 1개의 단일 농협으로 통합됐을 때 실제 개혁의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읍ㆍ면농협이 단일 조합으로 통합되면 중앙회의 기능 축소, 신ㆍ경분리, 시ㆍ군 금고 유치 등의 문제는 실타래 풀리듯이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농민연대 출범과 함께 전국적으로 한ㆍ칠레 FTA국회비준 반대와 농협 개혁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오랜만에 농업인 경제 운동이 새롭게 피어오르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와 정부의 읍·면농협 통합 정책에 맞서 조합장들은 전국조합장협의회를 구성해 맞불 전략을 놓고 서로의 개혁 주장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농협 개혁이 농민운동으로 전개되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대성 회장은 농민연대가 순수한 농민 운동을 지향하는 것처럼 협동조합 문제도 순수하게 풀어나가야 된다며 조합장들은 권위의식을 버리고 농민 편에 서서 농협 개혁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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