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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또 다른 이름의 핵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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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또 다른 이름의 핵발전소
  • 홍성녹색당 장정우
  • 승인 2024.03.2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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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우

지난 3월 11일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13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리고 3월 17일에는 무관심 속에 4차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끝났다. 이로써 2023년 예정분의 방류가 종료됐다. 그리고 2024년 방출분은 오는 4월부터 방류가 시작된다고 한다. 2024년도에 바다로 버려질 오염수는 양도 약 1.8배가량 많아지고, 방사능 농도(삼중수소 3배)도 더 진해진다고 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폐로 작업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이대로라면 후쿠시마 핵발전소 폐로도, 오염수 방류도 끝날 날이 요원하다. 이처럼 중차대한 일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종(조선일보, 2024.03.17.)으로 손꼽힌 국회의원 후보들은, 또 그들이 모여 있는 정당이라는 집단은 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기대에 상응하는 대안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는가.

핵발전소와 관련해 가장 눈에 띄는 정당은 주요 정당 중 유일하게 기후위기 대응 전략으로 소형모듈 원자로(이하 SMR)를 내세운 국민의힘이다. 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주요 정당들이 SMR과 핵발전소에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가장 대비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여당이 기후위기 대응책이라며 공약으로 내세운 SMR이란 무엇일까. SMR은 여러 신기술이 들어가지만,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핵발전소처럼 핵원료(우라늄)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시설로, 가장 최근 완공된 신고리 4호기 8분의 1 이하 규모(300MW 미만)의 핵발전소, 즉 규모가 작은 핵발전소인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SMR을 수도권에 설치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우리 사회에는 SMR을 기존의 핵발전소와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SMR은 냉각수 공급 측면에서는 일반 핵발전소보다 입지선정이 자유롭다. 때문에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의 바닷가가 아닌, 수도권 도심 한복판에 소형 핵발전소가 들어서는 상상이 실현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농담 같은 일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는 사태에 웃을 수 없는 이유는,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을 때 벌어지는 참상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을 때조차 핵발전소는 ‘사용 후 핵연료’라는 쓰레기 처리 문제가 존재한다. 일반 생활 쓰레기조차 수도권에서는 매립할 방법이 없어 서울에 새로운 소각장 하나를 건설하는 와중에 얼마나 많은 논란이 발생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자체장이 나서서 전국 최초로 쓰레기 감축 조례를 발의했다.

2024년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사용 후 핵연료 쓰레기 처리장은 ‘0’곳이다. (2025년 핀란드에 있는 첫 번째 핵연료 쓰레기장이 매장을 시작한다고 한다) 핀란드, 스웨덴 등 몇몇 국가에서 사용 후 핵연료 쓰레기 처리장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건설이 완료되지 않았으며, 우리나라는 주요 원전 운영국 중 부지 선정 절차에 들어가지도 못한 유일한 나라이다.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공천 과정부터 이야깃거리가 많아 각 정당이 정책으로 승부를 보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선거를 맞이하여 유권자인 우리들은 똑바로 정당의 입장을 살피고, 판단해야 한다. SMR은 또 다른 이름의 핵발전소일 뿐이다. 그리고 핵발전소의 위험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누가 기후위기를 진지하게 대하는지, 어떤 정당이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았는지 꼼꼼히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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