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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마을만들기 성과와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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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마을만들기 성과와 향후 과제
  • 홍성지역협력네트워크 염창선 이사장
  • 승인 2024.03.25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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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만들기의 사전적 정의는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이 스스로 여러 생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펼치는 일련의 활동’이다. 홍성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는 마을만들기를 같은 뜻이지만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주민이 주민을 위해 주민 스스로 하는 활동’ 혹은 더 줄여 보면 ‘마을자치’로 정의하고 있다.

마을만들기를 마을자치라고 한다면 내용적으로는 어느 시대에서나 자연스럽게 전개돼 왔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일들이 최근에 다시 강조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근대화 이후 국가의 빠른 성장을 위해 추진되어 왔던 정부 통치와 하향식 지역개발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덕분에 국가 경쟁력은 올라갔고, 소득 수준은 높아졌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음과 양이 있는 것처럼 행정력과 자치력도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정부 통치가 강하다는 것은 행정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해 문제가 발생해 왔다.

행정력이 강한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첫째는 사회적 비용 증가다. 전통적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해 왔던 일들도 이제는 행정에 요구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둘째는 행정력에 대한 주민 만족도 감소다. 어떤 일이든 다른 사람이 한 일은 평가하기가 쉽고 대체로 야박한 점수를 주기 마련이기에 자신이 한 일보다는 만족도가 낮다. 셋째는 주민참여 감소다. 행정력이 강해지면서 행정에서 할 일이라며 주민참여가 줄어들고 있다. 결국 행정력이 강하다는 것은 세금이 높아질 요인이 크고 주민참여가 확보되지 못하면서 만족도는 낮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혹은 시대에 맞는 정책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00년 이후부터 정부의 정책 기조도 통치에서 협치로, 하향식 지역개발방식에서 상향식 지역개방식으로 변화해 왔다. 그러나 한번 줄어든 자치력은 생각만큼 빨리 복원되지 못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행정과 민간의 가교역할을 해 줄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홍성군은 2016년 홍성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이후 마을센터)를 설치하게 됐다.

마을센터는 주민주도의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 확산을 비전으로 삼아 역량강화, 컨설팅, 조사연구, 홍보, 네트워킹 등 5대 사업을 추진해 왔다. 주요 성과로 조사연구 분야에서 청년마을조사단 활동을 통해 마을지 제작을 지속하고 있으며, 마을재산 찾기 및 관리 등의 연구를 통해 마을이 법적으로 마을 공동재산을 정확히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컨설팅 분야에서는 마을이 마을의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 현장포럼과 이후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소액사업을 지원해 왔다. 역량강화 분야에서는 대상자의 수준에 맞춘 교육과 실천을 지원했고, 네트워킹 분야에서는 마을의 계획을 실천하는 데 있어 마을 계획이 마을센터 사업으로 국한되지 않도록 타 조직들과의 연대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산해 왔다.

마을센터의 양적 성과를 보자면, 홍성군 350개 마을 중 2016년부터 현재까지 마을센터에서 관계한 마을은 237개소이고 마을계획을 수립한 마을은 91개소이다. 그럼 질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질적 성장은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공동체 관련 공모사업에 참여하려는 마을이 마을센터 설립 전보다 많아졌다는 것이다.

마을들이 주민참여제안사업, 품앗이 농촌축제사업, 공동체활성화사업 등 많은 사업들에 계획했던 활동들을 접목하여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을센터에서도 몰랐던 정책 사업들을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하여 추진하는 경향도 있다. 물론 마을센터의 직접적인 성과도 적지 않지만 마을센터는 이런 간접효과에 더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직접효과는 그 조직 및 사업만의 특징을 나타내지만, 간접효과는 관심과 참여, 연대와 협력의 효과로 지역의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마을만들기 사업에는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첫째, 농촌마을의 지속적인 고령화 문제다. 2016년도에 마을만들기를 시작한 마을들도 더 이상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둘째, 리더의 변경이다. 대체로 마을의 리더는 그 마을의 이장인 경우가 많은데, 마을만들기 활동을 잘해 오다가도 이장이 바뀌면 마을만들기를 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셋째, 마을만들기 분야의 한계다. 마을만들기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해석의 다양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와 이론적인 문제들을 풀어 보기 위해 마을센터에서는 마을만들기 기본계획을 수립해 보려 한다. 홍성군 마을만들기 10년의 성과와 반성을 되짚어 보고 향후 우리 지역 마을의 미래상과 발전 방향을 재정립해 볼 단계이다. 논리적인 비전을 구축하고 현실적인 목적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계획해서 앞으로 마을만들기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실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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