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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80> “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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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80> “냐”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4.03.25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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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내가 온제 초상집서 건배사 했다구 그려. 난 당최 물르는 일일세.

-저니: 냐, 여기 사진 봐봐. 건배잔 들구 있는 늠이 자네 아니믄 누구여, 구신이여?

<냐>는 ‘자, 여기있다’의 뜻이다. 이때 ‘자’는 남에게 어떤 행동을 권하거나 재촉할 때 또는, 말이나 행동을 시작하면서 남의 주의를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앞에 붙이는 말이며 대체로 길게 발음한다. ‘자, 여기 있으니 어서 가져가’의 문장이 우리동네에서는 ‘냐.’ 이 한마디면 끝난다.

무엇인가를 상대방에게 건네면서 이 말을 하면 보통 가까운 거리에서 ‘손’으로 직접 전달하는 동작을 수반하는데, 발이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전해주는 경우에는 ‘냐’라고 하지 않는다.

이 말은 기분좋게 쓰이는 말이 아니라 퉁명스럽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격식이 있는 표현이 아니고 또래나 그 이하에게나 쓰는 말이다. 체육대회 동문회비를 마지못해 내면서 ‘냐.’라고 하면, ‘나는 할 도리 다 했으니 이걸로 지지고 볶든 말든 해라.’라는 뜻이다. 이에 비해 ‘옜다’는 어르신들이 정겹게 하는 표현으로 들린다.

‘냐’는 말하는 투와 손으로 전해주는 태도에 따라 사람의 마음을 짐작케 하는 편리한 단어이며, 말로는 설명이 어렵지만 실생활에서 무척 많이 쓰이는 재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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