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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 멈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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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 멈추기
  • 김정득 회계사
  • 승인 2024.03.1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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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바보다. 인간의 뇌라고 표현하자니 내가 의학적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사람의 생각하는 머리라고 하는게 좋겠다. 사람의 머리가 바보인 예는 많이 있겠지만은 이번에는 딸꾹질과 관련한 예만 들어 보겠다.

내가 쓰리쿠션 당구를 배우고 있을 때였다. 당구 코치로부터 한참 쓰리쿠션에 대해서 배우고 있을 무렵 또 다른 학습생이 와서 다른 당구대에서 혼자 연습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학습생이 갑자기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당구 수업을 멈추고 그에게 말했다. “저기요. 저 아시죠? 여기서 몇 번 뵀죠? 근데 제가 급히 돈이 필요해서 그런데 3만원만 빌려주실 수 있나요? 내일 갚을게요.”

그러자 그는 생뚱맞다는 표정으로 얼굴빛이 급 어두워지면서 나에게 말했다. “아, 오늘 제가 지갑을 안 가져와서요. 죄송해요.”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이 일품이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코치가 나에게 말했다. “아니 너 이게 무슨 실례야. 내가 빌려줄게. 얼마라고?” 라고 말하면서 마찬가지로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이 쌍으로 일품이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그 학습생의 딸꾹질이 멈췄다는 것을 확인했다. 내가 학습생에게 말했다. “아, 보니깐 딸꾹질하시기에 멈추어드리고 싶어서 그냥 한 번 말해 본겁니다. 이 말을 들은 학습생은 자기의 딸꾹질이 멈췄다는 사실을 알고 계면쩍은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럼 딸꾹질은 왜 멈추었을까?

이제 그 이유를 알아보자. 딸꾹질하는 사람이 갑자기 뜬금없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의 머리는 그 뜬금없는 말을 생각한다. ‘어, 내가 이 사람에게 진짜 돈을 빌린건가? 그럴 일이 없는데. 언제 봤다고. 희한하네’를 생각하는 동안 자기가 딸꾹질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잊어버린다. 생각을 잊어버리면 몸도 잊어버린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참! 사람의 머리는 바보다.

지금까지의 예는 다른 사람의 딸꾹질을 멈추는 예의 하나고, 이번에는 자기 자신의 딸꾹질을 멈추게 해보자. 아니 그 전에 초등학교 때 딸꾹질 멈추는 비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오른 손 검지와 중지로 왼손 손목을 지그시 누른 후 숨을 3~5회 딸꾹질 할 시간 정도 멈추는 것이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그다지 훌륭한 처방은 아니었다. 아마 성공 가능성은 절반이 되질 않았다. 또 다른 비법은 물을 조금 마신 후 목을 뒤로 젖힌 채 10여초 머금는 것이다. 이 처방 또한 도진개진 처방이었다. 자. 그럼 다시 돌아와서 자기 자신의 딸꾹질을 멈추는 것에 대해 알아보자. 너무 간단해서 비법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성공 가능성은 100%다.

컵에 물을 가득 채우고 머리를 최대한으로 숙여서 물을 끊임없이 마시는 것이다. 이거로 끝. 당연히 딸꾹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내가 지금껏 나의 경험과 비법을 전수해 준 친구의 경험을 종합해보면 대단히 훌륭한 처방이다. 자, 그럼 딸꾹질이 왜 멈추었는지 알아보자.

물을 포함한 모든 음식물은 입을 통해서 아래에 있는 위(胃)로 가게 된다. 즉 움식물은 위에서 아래로 간다. 그런데 몸을 최대한 숙이면 입이 위(胃)보다 아래에 있게 된다. 이 상태에서 물을 마시면 사람의 머리는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아니, 왜 음식물이 아래에서 올라오지. 이상하네. 알 수가 없네’ 등 이런 생각만 골똘히 하게 된다. 물론 당연히 그 전에 딸꾹질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잊어버린다. 따라서 딸꾹질하던 몸도 잊어버린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단지 물 한 잔 마신 것뿐인데. 참, 사람의 머리는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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