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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 운영 앞두고 환영보다는 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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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 운영 앞두고 환영보다는 우려가…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4.02.2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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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6개 학교서 시행…2026년 전체 확대
교사 업무 가중으로 수업 지장 있을까 걱정
초등학생에게 수업이 끝난 후 돌봄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홍성에서는 6개 학교에서 시행된다. 사진은 늘봄학교를 시행하는 내포초 모습.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교육기회 확대와 돌봄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홍성군에서는 6개교에서 시행된다. ‘늘봄학교’ 시행을 앞두고 지역에서는 걱정이 많은 상황이다.

충남교육청은 도시와 농어촌의 교육격차, 학령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한 지역 여건을 고려해 지역사회와 연대·협력을 강화하는 충남형 늘봄학교 모델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충남에서는 올해 상반기 초등학교 118곳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하며, 홍성군에서는 다음달부터 홍남초, 홍북초, 내포초, 한울초, 금마초, 서부초가 참여한다. 교육부에서는 2026년까지 늘봄학교를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홍성교육지원청(이하 홍성교육청)에 따르면 홍성군에서는 △늘봄학교 방과후 프로그램 △1년 적응 지원 기본 프로그램 △상상늘봄교실 △학교 밖 동네방네 늘봄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방과후 프로그램은 영어, 코딩, 놀이체육 등 총 123개의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선택해 전체 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적응 지원 기본 프로그램은 레고, 보드게임, 전래놀이 등 7과목으로 구성돼 놀이 교육이 진행된다. 공주대와 연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상상늘봄교실은 3~6학년이 참여할 수 있다. 학교 밖 동네방네 늘봄 교실은 대형 아파트 단지 내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며, 전 학년이 참여할 수 있다.

홍성교육청 유아특수교육팀 손귀애 주무관은 “늘봄학교 프로그램은 대부분 오후 4시 30분이나 5시 30분에 마무리가 된다. 서부초가 가장 늦은 오후 7시 40분까지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교사의 업무가 가중되면서 수업에 지장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홍성교육청은 늘봄학교 교원으로 6명의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 참여 학교마다 1명씩 배치한 상황이다. 홍성군학교학부모회장단협의회 표미자 회장은 “현재 학부모님들은 교사들이 지칠까 걱정이 많은 상황이다. 학교에서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닌 보육도 같이 가야 되는 부분이지만 교사들의 업무가 많아지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늘봄학교 운영으로 인해 지역아동센터에서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홍성군지역아동센터연합회 김태자 회장은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처럼 지역아동센터도 문을 닫는 경우가 생길 것인데, 늘봄학교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학교에만 머물면 지역아동센터를 찾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이하 전교조)는 교육부와 충남교육청이 추진 중인 ‘늘봄학교’의 전면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전교조는 지난달 22일 충남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제대로된 학교 교육이 이뤄지려면 늘봄학교 업무에서 교사를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교사는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서는 1명의 교원으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 업무 가중으로 인해 수업 준비할 시간이 줄어들면 학생들에게 양질의 학습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 아닌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유대감을 쌓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빨리 퇴근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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