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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 이제는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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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 이제는 믿어도 되나?
  • 홍성신문
  • 승인 2024.02.2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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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 제2캠퍼스 역사는 2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국회의원 시절 첫 시동을 걸었다. 1996년 10월 21일 이완구 국회의원, 안병영 교육부 장관, 정덕기 충남대학교 총장은 충남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 20명과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과정 20명 등 40명을 증원하면서 충남대학교 홍성분원을 설치키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 후 충남대학교는 호서지역 총·학장들의 심한 반발 가운데서도 대학원생 모집 설명회를 갖는 등 노력했으나 응시자가 없어 분원 설치는 끝내 무산됐다. 충남대학교 분원 설치는 사실 충남대학교 제2캠퍼스 설치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리고 2000년 이완구 의원은 재선 공약으로 충남대학교 제2캠퍼스 유치를 내걸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다시 4년이 지난 2006년 도지사에 당선된 이완구 지사는 충남대학교 홍성분교 설립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그해 11월 1일 이종건 홍성군수와 충남대 양현수 총장은 홍성군과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홍성군청 회의실에서 충남대 홍성분교 설립 및 충남대병원 홍성분원 설치를 위한 관학 협약을 체결했다. 이것이 첫 번째 협약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흐지부지 잊혀 갔다.

두 번째 협약은 2008년 5월 20일 이었다. 도청 대회의실에서 이완구 도지사를 비롯해 충남대 송용호 총장, 공주대 김재현 총장, 우송대 김선경 이사장, 청운대 이리형 총장, 충남개발공사 홍인의 사장, 대한주택공사 홍성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한국토지공사 김종원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이 참석해 도청 이전 신도시에 대학 캠퍼스를 설립한다는 데 합의했다. 2013년 4개 대학이 내포에 개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완구 도지사가 안희정 도지사로 바뀌면서 이 또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세 번째 협약은 2017년 12월 14일, 남궁영 도 행정부지사와 오덕성 충남대 총장, 김양수 LH 대전 충남지역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대학교 내포 캠퍼스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충남대학교는 내포신도시 내에 지역 특성에 맞는 농생명과학 분야 학과와 수산학과, IT 융복합 학과를 중심으로 한 2021년 내포캠퍼스를 조성한다는 내용이었다. 세 번째 이 협약도 어찌 된 일인지 물거품이 되고 왜 그랬는지 누구 하나 속 시원히 설명하는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이제 아무도 믿지 않을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는 세 번째 협약이 무산된 지 2년이 지난 2019년 12월 23일 충남대 오덕성 총장과 김석환 홍성군수,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네 번째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합의각서에는 충남대학교 보유 토지(대전 유성구 장대동)의 감정평가가 이행되는 대로 내포신도시 대학 용지와 등가 교환해 2021년부터 연차별로 지역 연계 연구소 및 부속기관, 국제연수원 등을 설립하고 생명과학·해양수산·수의 축산·바이오산업·공공지역 정책 등 5개 분야의 융·복합학과 및 대학원을 운영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약속도 시간이 흐르며 주민들의 뇌리에서 잊혀 갔다.

2021년 2월 17일 홍성군의회는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 유치를 위한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은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의 이전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국립학교설치령 일부개정안’이 2023년 개정돼 그해 9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따라서 충남대가 추진 계획을 마련해 교육부에 신청하면 대학 설립 심사위원회가 열리고, 교육부 장관 승인으로 캠퍼스 설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간 내포 캠퍼스 설립이 어려웠던 것은 국립학교 설치령 제3조 별표 1항에 의한 것으로, 제3조 별표 1항에서는 ‘충남대학교 소재지는 대전광역시와 세종시로 한다’라는 소재지 규정 때문이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는 지난 19일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진숙 충남대 총장, 이용록 홍성군수가 도청에서 오는 2027년까지 충남대학교 내포 캠퍼스를 설립한다는 다섯 번째 합의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날 체결한 내용을 보면 ‘내포캠퍼스’는 오는 2035년까지 학부생 600명, 대학원생 400명, 연구센터 100명 등 총 1100명 규모의 캠퍼스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1952년 개교한 충남대학교는 도민의 성금과 충남도에서 무상 제공한 35만여 평의 부지로 지금의 대전시에 설립됐다. 충청권 최초의 국립종합대학으로 내포신도시로의 도청 이전 10년이 넘는 지금까지 70년이 넘게 대전에서 운영되다 보니 충남도청이 이전하면서 당연히 충남대학교 본교나 제2캠퍼스는 내포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4회에 걸친 충남도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1차적 책임은 충남대학교에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책임 있는 총장이 수시로 바뀌고 담당자가 바뀌는 등 충남도나 홍성군이 강력히 요구할 때마다 허울 좋은 협약만 맺었을 뿐이다. 이제 충남도민들은 이번 다섯 번째의 협약이 마지막 협약이길 바란다. 충남대학교는 더 이상 충남도민을 우롱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충남대학교라는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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