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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떨어지면 적막감뿐…홍성읍 공동화,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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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떨어지면 적막감뿐…홍성읍 공동화,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 윤종혁
  • 승인 2024.02.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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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읍 명동상가 모습. 지난 21일 낮 12시 30분 경 명동상가 골목에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지난 19일 오후 7시 40분, 홍성읍 명동상가에서는 오가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가 불은 하나, 둘 꺼지기 시작했다. 빈 점포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현재의 자리에서 1962년에 문을 연 동해루 개신화 대표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 저녁 8시가 넘어가면 정적이 흘러서 가게 문을 일찍 닫게 된다”고 말했다. 오후 8시 30분이 지나자 명동상가에서 사람들의 발자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구 감소와 내포신도시 조성 등으로 홍성군의 맏형 역할을 하던 홍성읍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홍성읍 인구는 2016년 4만301명을 기록했다. 4만명 밑으로 줄어들면서 지난달 말 기준 홍성읍 인구는 3만5530명을 기록했다. 홍북읍의 경우는 3만1051명을 기록하며 홍성읍을 바짝 따라붙었다.

홍성읍 떠나 내포로…홍주초 2026년 이전

내포신도시 조성과 함께 홍성읍 공동화는 예전부터 예견돼 왔다. 홍성고가 대교리 시대를 뒤로 하고 2016년 2월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홍고통은 현재 인적이 드문 골목이 됐다. 홍성여고가 옛 홍성고 자리로 이전했지만 골목은 한산하기만 하다.

홍주읍성 안에 있는 홍주초도 내포신도시로 이전한다. 2026년 3월 내포신도시 극동아파트와 효성아파트 사이로 옮긴다. 일반 42학급, 특수 2학급, 병설유치원 3학급, 유치원 특수 1학급으로 구성된 총 48학급 규모로 지어진다. 홍성군은 홍주초 자리에 충남의병기념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충남의병기념관은 홍예공원 충남보훈관 인근에 만들어질 전망이다.

소향리에 있던 홍성여고는 2018년 옛 홍성고 자리로 학교로 옮겼다. 옛 홍성여고의 부지면적은 3만3455㎡이다. 5개의 부속건물에 특별실을 포함해 37개의 교실이 있다. 홍성여고가 이전하기 전부터 부지와 건물 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아직까지도 옛 홍성여고 부지와 건물에 대한 활용 계획은 없다.

홍성읍에 있던 기관·단체의 내포신도시 이전도 현재진행형이다. 홍성군선거관리위원회와 충청지방통계청홍성사무소, 대전보호관찰소홍성지소 등은 2020년 정부충남지방합동청사에 입주했다. 홍주문화회관 인근에 있던 국민연금공단홍성지사도 지난해 말 내포신도시로 이전했다.

오관리 군 청사, 2027년 옥암리로 이전 계획

홍성읍 주민들에게 관심사 중 하나는 오관리 군 청사 이전이다. 홍성군 신청사 건립사업은 2004년 11월 15일 ‘홍성군 신청사 건립기금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과 함께 첫발을 뗐다. 이후 여러 논의 끝에 2019년 12월 30일 옥암지구가 최종 후보지로 결정됐다.

신청사는 연면적 2만4433㎡이고 지하 1층과 지상 7층 규모로 만들어진다. 현재 신청사 건립사업은 기본설계를 끝냈다. 오는 6월 예비 계약을 체결한 뒤 실시설계와 토목공사를 병행하면서 연말에 충남도의 심의를 받을 계획이다. 2025년 상반기에 공사에 착공해서 2027년 상반기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홍성군의 계획이다.

청사가 이전하고 나면 현재 자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용록 홍성군수는 “홍주읍성 복원·정비 사업을 통해 역사·문화, 힐링 공간으로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문화재 보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찾아오는 공간, 지역경제 활성화에 거점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성군의회 최선경 의원은 홍주읍성 복원·정비 사업으로는 청사가 이전하고 난 후 공동화 문제를 막을 수 없다며 새로운 시각으로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 의원은 “사람들이 찾아오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문화재 복원·정비로는 한계가 있다. 사람들의 발길을 이어지게 만들기 위해서는 홍성온천을 군에서 매입해서 ‘워케이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대 흐름에 맞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 제도를 말한다.

충남도의회 이상근 의원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람들이 홍성읍에서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홍주읍성을 둘러보고, 홍성읍에서 무엇인가를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홍성상설시장 일부를 매입해서라도 예산시장처럼 먹거리타운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군에서는 홍성읍과 내포신도시가 상생할 수 있는 로드맵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성읍은 이밖에도 홍성전통시장과 홍성상설시장 통합, 홍성쇼핑타운 활성화 문제, 홍성천 복개주차장 철거 여부, 홍성 역세권 개발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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