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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6> “짯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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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6> “짯싸”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4.02.26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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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신작로 포장헌다구 동네 사람덜 춤추고 난리 났넌디, 저친구는 워째 노다지 짯싸?

-저니: 대궐같은 집을 아주 헐값에 팔았다지 뭐여. 노름패에 걸려서 거진 다 날렸디야.

<짯싸>는 ‘반복적으로 짜증내는 모습에 대해 불평하거나 나무라는 말’이다. 이 말은 ‘짜다+쌓다’의 형태로 되어 있는데, ‘짜다’는 ‘언짢거나 못마땅하여 계속적으로 자꾸 보채거나 짜증을 낸다’는 뜻이고, ‘쌓다’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그 행동의 정도가 심함을 나타낸다.

‘짜다’에는 소금과 같은 맛이 있거나, 인색하거나, 누르거나 비틀어서 물기를 빼는 동작 등의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울거나, 짜증내는 것’을 말한다. 찔끔찔끔 울거나 정도가 약한 눈물을 보이는 경우에는 앞에 징징을 붙여 ‘징징 짠다’라고 하고, 소리 내어 엉엉 울고 있을 때는 ‘울고 짜고’라고 한다. ‘짜다’에는 ‘마음에 탐탁치 않아서 역정을 내다’의 ‘짜증내다’가 줄어들고, 상대방을 어느 정도 낮춰보는 의미가 들어있으므로 대체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만 쓴다.

‘짯싸’는 딱히 운다는 표현보다, 불만이 가득한 투로 툴툴거리는 상대방에게 못마땅한 뜻으로 흔히 하는 말이다. ‘어째 아침부터 그렇게 짯싸’, ‘요즘 애덜은 너머 짯싸서 죽것어’처럼 사용하며, 매사 직원 탓하는 회사의 사장실이나 성질 잘내는 말썽꾸러기를 둔 부모님의 곁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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