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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번엔 쌀 안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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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번엔 쌀 안치자
  • 홍성신문
  • 승인 2024.02.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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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이 오는 2028년까지 ‘홍성천지구 풍수해생활권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473억원을 들여 홍성천을 정비한다는 것이다. 이로인해 홍성의 오랜 논쟁거리인 복개주차장 철거 여부가 새삼 군민의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복개주차장 철거가 올해 세워질 기본 및 실시설계에 포함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복개주차장은 홍성천 위에 1993년 조성됐다. 263면 규모의 이 주차장은 명동상가를 중심으로 한 홍성읍 상권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면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철거 요구도 상존한다. 건설 당시에도 복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제기됐었다. 그런데 이 폭 36m, 길이 210m의 시멘트 뚜껑 해체 문제는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철거를 요구하는 쪽은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덮개를 걷어내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친수 공간을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면 원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주변 상권의 주차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기실 이 묵은 논란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지역 정치와 행정이다. 둘 다 핵심을 외면한 채 비껴가기로 일관해 왔다. ‘원칙적으로 복원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주차)대안이 필요하다’, ‘군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다’ 하나마나한 얘기들이다. 이 문제만큼은 거의 모든 정치인이 한마음으로 입을 맞춘다. 이용록 군수도 지난 선거 때 비슷한 입장을 견지했다. 홍성군의 공식, 비공식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안이 필요하다면 대안을 만들고 제시해야 정치고 행정이다. 공감대 형성이 먼저이면 군민에게 한 번 묻기라도 하는 게 맞다. 누구보고 하라는 건가. 상대성이 있고,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리라 치부해도 너무하는 처사가 아니할 수 없다. 이런 기조가 이어진다면 이번 정비사업도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다만, 종지부는 필요하다.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자는 얘기이다. 복개 문제를 빼놓고 홍성천 생활권 사업을 추진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이참에 존치이든 철거든 행정이 방향을 내놓아야 한다.

복개주차장을 그대로 두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그 상태에서 홍성천의 바람직한 정비 계획과 함께 홍성읍의 주차, 교통, 환경, 원도심 공동화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동의를 구하면 된다. 아니면 생태하천으로 복원한 상태에서의 미래상과 대안으로 설득할 일이다. 그 어떤 안이 나와도 상인, 읍민, 군민 모두가 당장의 문제를 넘어 5년, 10년, 100년의 전망으로 진솔하게 협의하고 대화하길 바란다.

홍성천 정비 사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홍성전통시장과 홍성상설시장의 통합, 홍주읍성과 홍주성지 관광 인프라 구축, 명동상가 활성화 등이 복잡하게 얽힌 홍성읍은 물론 홍성군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런 면에서 2022년 10월 김태흠 도지사가 당선 후 홍청을 찾아 군민과 가진 간담회에서 홍성장의 주차장 확보 지원 요구에 대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던 주문에 공감한다.

홍성천 정비는 홍성천 만의 일이 아니다. 큰 틀에서 홍성의 미래를 세우는 대승적인 방향의 제시와 논의의 시작이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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