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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홍성고 학생이어서 너무 행복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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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홍성고 학생이어서 너무 행복 했습니다
  • 홍성고 78대 학생회장 조강희
  • 승인 2024.02.09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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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고 78회 졸업식이 지난 7일 진행됐다. 233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성인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 졸업생 대표인 조강희 학생회장이 준비한 인사말을 지면에 옮겨 싣는다. <편집자 주>

저는 졸업식에 오면서 고등학교 생활 동안 추억이 있던 곳들을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일상 속에서는 학교 앞 등교했던 길, 친구들과 자주 가던 카페, 공부할 때 갔던 독서실, 친구들과 함께 살던 기숙사 입구 등을 쭉 돌아봤어요.

또 특별한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5월 여름에 같이 땀 흘렸던 체육대회, 친구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던 12월의 매봉제, 또 수능 끝나고 에버랜드로 다 같이 버스 타고 갔었던 현장체험학습. 특히 그날은 비가 와서 모두 흠뻑 젖었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여러분도 다 기억나시죠?

좋았던 순간들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친구와의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아무리 잠을 줄여 가며 공부를 해도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상처받고, 이상과 현실이 점점 멀어지는 느낌 이 들고, 아팠던 순간들 또한 분명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많은 학생들이 3년 동안 많은 상처를 받고, 또 그 상처가 아물면서, 극복해 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의미 있는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추억들을 기억 속으로 떠나보내고, 다신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서운하고 가슴이 먹먹하네요.

시간이라는 것은 지금은 너무 느리게 간다고 생각하지만, 더욱 나이가 들고 많은 경험을 할수록 점점 빠르게 간다고들 합니다. 우리가 입학했을 때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19도 어느새 끝나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끝이 보이지 않던 우리의 고등학교 생활도 순식간에 흘러 어느새 졸업까지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정든 학교를 떠나자니 한편으로는 굉장히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설레는 마음이 듭니다. 오늘 졸업앨범을 받았습니다. 먼 훗날, 친구들과 졸업앨범을 보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고등학교 시절을 추억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서 저희를 위해 힘써주신 신광덕 교장 선생님, 우리들의 입시 지도에 많은 도움을 주신 오동녕 교감 선생님, 3년간 우리 학년과 함께해 주신 존경하는 김판규 3학년 부장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모든 일들 뒤에서는 항상 선생님들의 수고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졸업 후에도 잊지 않고 언젠가 반갑게 다시 뵙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한 학생들의 곁에서 가장 오래 있어 주시면서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이 자리에 계신 모든 학부모님들에게도 사랑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1년 동안 힘든 고3 생활 속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던 건 학부모님들, 아버지, 어머니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많은 학생들이 집을 떠나서 살지만,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웃으면서 부모님과 전화통화 할 수 있는 친구처럼 친근한, 그런 사이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또한 명근영 학부모회장님을 비롯한 학부모회 분들께도 수능 응원 선물, 매봉제 음식 부스 등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3학년 학생들을 위해 항상 응원해주신 모든 홍성고 후배 분들께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고생하고 있는 79대 학생회 후배들, 그리고 특히 작년 저와 같이 활동한 78대 학생회 후배들께 더욱 감사한 마음이 크네요. 학생회 경험은 저에게 정말 큰 선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홍고 학생회가 되길 바랍니다. 저희 졸업생들은 이러한 후배들의 응원에 힘입어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내년에, 혹은 몇 년 후에, 혹은 몇 십 년 후에 어딘가에서 마주친다면 홍고 선후배로 반갑게 인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고등학생이 아닌 성인으로써 첫 발을 내딛게 됩니다. 사회에 나가면 더욱 많은 고난과 역경이 존재할 것입니다. 저는 이 시작점에 놓여 있는 우리 자신을 믿었으면 합니다. 힘든 고3 생활도 1년 동안 잘 이겨낸 우리를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위해서 ‘내가 노력할 수 있을까?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 당당하게,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욜로’ 라는 말이 있죠. 여러분의 인생은 딱 한 번입니다. 이걸 하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될지 무서워서 시도하지 않는 우리보다는, 한 번 사는 인생, 그 중에서도 제일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믿고, 하고 싶은 것을 과감히 시도해 보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을 믿지 못해 남과 계속해서 비교하고, 게으름과 나태의 달콤함에 빠지기보다는, 미래를 더 생각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 성장하면서, 행복을 찾는 우리이길 바랍니다.

그 시기나 과정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함께 첫 발을 내딛었던 곳이 바로 여기, 홍성고등학교라는 사실을 가슴속에 품고, 홍고 동문으로써 자랑스럽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3년 동안 홍고 학생이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졸업생 친구들이 앞으로 자기 자신을 믿고, 그만큼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들아 고마웠어. 나중에 다시 꼭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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