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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4> “오나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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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4> “오나따나”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4.02.09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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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마을 방송 들었나? 새해 맞이 동네 청소허게 빗지락 들고 나오라느믄, 성가시게.

-저니: 이 사람아, 누가 오나따나 동네 깨깟이 청소허는 게 뭐 워뗘, 나는 고뿔 걸려서 못 나가.

<오나따나>는 ‘오든지 간에’의 뜻이다. 이 말은 ‘오다+나따나’의 형태인데, ‘나따나’는 ‘말한 대로, 말한 바와 같이’의 의미를 갖고 있는 ‘마따나’와 비슷하게 쓰인다. 그런데 ‘마따나’는 오직 ‘말’과 붙어서 ‘말마따나’로만 사용된다. ‘니 말마따나 좀 쉬는게 좋겄네’, ‘누구 말마따나 돈이 최고여’처럼 쓰이지만, 윗사람에게는 말마따나 대신 ‘말씀대로’를 쓴다.(아버지 말마따나-> 아버지 말씀대로)

‘나따나’는 ‘불만스럽지만 아쉬운 대로 양보하거나 수용하는’의 뜻을 내포하고 있고 대략 ‘...든지 간에’이며 ‘오나따나’라고 하면 ‘오든지 말든지 간에’의 뜻과 함께 ‘오는 바와 같이’, ‘온다고 치고’ 등으로 해석된다. 실제 대화에서의 뉘앙스는 약간의 핀잔이나 지청구, 가벼운 권유를 동반하는 어조를 띠는 게 보통이다.(누구 하나 오나따나 집구석이 이게 뭐냐)

이와 비슷한 형태로 현재까지 우리동네에서 쓰이는 말은 ’허나따나‘가 있다. ’자네는 일 하나를 허나따나(하든지 간에) 어째 개갈이 안나냐’. 오나따나의 반대되는 표현으로는 ‘가나따나’가 있지만 실제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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