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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2> “느리적 느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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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2> “느리적 느리적”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4.01.29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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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우리 큰아덜 늠 말여, 느리적 느리적 허다가 그여 기차 놓쳐서 집에 뭇온다네..허.참.

-저니: 집안 내력일세. 자네두 느리적 느리적 거리다가 나이 오십이 장가간거 보믄.

<느리적 느리적>은 ‘느릿 느릿’의 뜻이다. 동작이 재지 못하고 매우 느린 모양을 나타낼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충청도 사람들은 말이나 행동, 동작이 어느 정도 느린 것이 정상이지만, 우리동네에서 ‘느리적 느리적’과 같은 말이 들린다면 진짜로 느린 것이다. 탄식이나 꾸중, 지청구 등에 쓰이므로 좋은 뜻으로 사용되는 말은 아니며, 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쓴다.

매우 느린 것을 좀 나무라고 싶을 때는 앞의 느리적 중에서 ‘적’을 길게 발음하면 된다. ‘넌 왜 그냥 느리적~~~~느리적 거리냐’처럼 쓰이는데 앞의 ‘적’을 위로 올려 세게 발음하면 지청구가 되고, 내려서 작게 말하면 탄식이나 후회가 된다.

비슷한 표현으로 ‘꿈지럭 꿈지럭’도 있는데 이는 ‘몸을 계속 천천히 굼뜨게 계속 움직이는 모양’이므로 ‘느리적 느리적’과는 약간 다르다. 꿈지럭대는 거나 느리적대는 거나 비슷하기는 하나 꿈지럭은 ‘몸이 느린 것’이고 느리적은 동작이 느려 ‘일이 느린 것’을 말한다. 동네에 따라 ‘느리작 느리작’이라고 하는 어르신들도 있고, 고급스럽게는 ‘세월아 네월아’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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