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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어가는 면 지역 “10년 뒤 지역 사라질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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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어가는 면 지역 “10년 뒤 지역 사라질까 걱정”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4.01.15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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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73명 사망·388명 출생
마을 학교 없어질까봐 걱정 가득
결성면은 홍성군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이다. 면소재지인 읍내리에도 활기가 많이 사라진 모습이다.

홍성군의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홍성군은 내포신도시 조성 이후 인구가 증가해 2012년 말 8만9990명에서 2018명 말 10만3367명까지 늘어났다. 인구 고령화와 내포신도시 예산 지역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홍성의 인구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홍성군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홍성군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면 단위 지역에서는 활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결성면은 올해 인구가 2000명 아래로 떨어진 1992명을 기록하며 홍성군에서 가장 적은 인구가 살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9일 결성면행정복지센터가 있는 읍내리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 가량 지켜본 결과, 10명 정도가 결성면행정복지센터와 우체국, 인근 가게 등을 이용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마저도 한눈에 봐도 등이 굽어지거나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었다. 몇몇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해 전동 보행기로 이동하고 있었다. 길가에서 만난 한 노인(76) 씨는 “잠시 볼일이 있어 면 소재지에 나오게 됐다. 보시다시피 결성면은 대부분 노인이다. 지역의 활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출생률이 적어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어진 실정이다. 홍성군은 지난해 1073명이 사망하고, 388명이 태어났다. 은하면에서는 단 한 명의 아이만 태어났고, 46명이 사망했다. 인구가 가장 적은 결성면은 3명이 태어나고 58명이 사망했다. 광천읍은 출생은 11명이지만 사망은 10배가 넘는 125명을 기록했다.

금마면은 6명이 태어나고 81명이 사망했고, 홍동면은 5명이 태어나고 51명이 사망했다 장곡면은 5명이 태어나고 64명이 사망했다. 서부면은 5명이 태어나고 48명이 세상을 떠났으며, 갈산면은 출생 3명, 사망 90명, 구항면은 출생 7명, 사망 58명을 기록했다. 출생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지역은 홍성읍과 홍북읍뿐이다. 홍성읍은 124명이 태어났고, 330명이 사망했다. 홍북읍은 가장 많은 218명이 태어났고, 122명이 세상을 떠났다.

홍성여성농업인센터 정영희 센터장은 “홍동 주민들 역시 마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홍동에서는 지난해 51명이 사망했다. 작은 마을도 아니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마을 하나가 없어지는 수준이다. 앞으로 더 가속도가 붙는다면 10년 뒤엔 진짜 홍동면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헀다. 주광택 금마면장은 “농촌 지역은 고령화가 되면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어떤 마을은 젊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 이장을 선정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내포신도시가 있는 홍북읍은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원도심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홍북읍 산수리에 살고 있는 박혜선 씨는 특히나 겨울에 마을에 사람이 줄어간다는 것이 더욱 느껴진다고 한다. 박 씨는 “마을에 점점 사람이 줄어들어 빈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저희 집이 가장 꼭대기에 있는데 낮에도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눈이 오는 날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 눈이 쌓인 자리에 발자국 하나 없다. 예전에는 눈을 치우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젊은 사람이 없다 보니 집 앞에 눈을 치우는 사람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인구 감소가 더욱 피부로 와닿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해 재학생 30명 미만인 소규모 초등학교에 대한 통폐합을 추진했다. 신당초, 결성초, 은하초가 대상 학교로 선정돼 통폐합 관련 학부모 찬반 투표를 진행했으나 학부모의 반대로 부결됐다. 학교의 통폐합이 거론되자 지역에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결성면주민자치회가 개최한 주민총회에서도 결성면 주민들이 폐교 위기에 처한 결성초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결성초는 지난해 재학생 수가 14명이었다. 홍성군에서 가장 학생 수가 적은 학교다. 결성초 정미화 교장은 “매년 입학생 수가 줄어들어 지역에 사람이 줄어가고 있음이 느껴지고 있다. 현재 출생률 상황으로 보면 3~4년 후에는 어린이집이 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면 단위에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데, 아직 내포신도시와 홍성읍내로 인구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가 면 단위로 퍼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성군은 인구 증가를 위해 다양한 인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출산축하금 △첫째아 500만원 △둘째아 1000만원 △셋째아 1500만원 △넷째아 2000만원 △다섯째 이상 3000만원을 지원한다. 중·고등·대학생에게 전입 시 전입축하금 120~160만원을 지원한다. 2자녀 이상 무주택 가정에 주거지원금 100만원의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자 지원한다.

정영희 센터장은 “지원금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사는 마을 자체가 살아야 인구 문제가 해결된다.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복지나 교육 등 풍요로운 자원이 있어야 된다. 마을이 살기 좋다면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고, 젊은 사람들이 모여 아이를 낳고 살다 보면 인구 감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의견을 말했다. 주광택 면장은 “지자체에서 단계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청년 인구가 농촌에서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만족하고 생활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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