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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0> “쌀레쌀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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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70> “쌀레쌀레”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4.01.15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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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사거리 쌀집 말여, 급해서 돈 멫푼 꿔달라고 했더니 애저녁이 쌀레쌀레 허던디?

-저니: 그리기, 돈 꿔서 술집 갖다 바치겄습니다...허구 면상에 써 있으니께는.

<쌀레쌀레>는 ‘절레절레’의 뜻이다. 머리를 좌우로 자꾸 흔드는 모양이 ‘절레절레’인데 ‘쌀레쌀레’는 어감에서 느껴지듯 이보다 더 강하게 흔드는 모습을 나타낸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거절하거나 부정의 뜻을 표시하는 말로서, 굳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지 않더라도 강한 부정이나 단호함이 있었다면 ‘쌀레쌀레’했다고 본다.

이 밖에도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평가할 때에도 사용되는데, 이 말은 대화 당사자가 하는게 아니라, 제3자에게 말을 전할 때 주로 쓰인다. ‘아주 쌀레쌀레 하던디’라고 하면 ‘그렇게는 못한다고 거절하던데’의 뜻이고, ‘걔 얘기만 나오믄 쌀레쌀레 허네’라고 하면 ‘그 친구 이야기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거나, ‘그 친구는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는 친구다’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쌀레쌀레’는 두 글자로 줄여서 ‘쌀쌀’이라고도 하는데, ‘쌀쌀맞다’와 어느 정도 느낌도 같아서 ‘차갑고 냉정함’을 더하고 싶은 경우에 쓴다. 하지만 ‘쌀레쌀레’라는 말을 하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손을 내젓지는 않는다. 그냥 말로서 그런 효과까지 나타내는 ‘신박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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