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6개월째 쉬지 않고 매달 짜장면 봉사…“나눠서 행복합니다”
상태바
6개월째 쉬지 않고 매달 짜장면 봉사…“나눠서 행복합니다”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4.01.08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요리 김덕진 대표

2024년 새해가 밝았지만 아직까지 지역에는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 자신을 희생해 남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이 있어 추운 겨울이지만 지역사회가 훈훈해지고 있다. 청요리 김덕진(50) 대표는 지난해 7월부터 짜장면 나눔 봉사를 시작했다. 김 대표의 정성이 담긴 따뜻한 짜장면은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들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 준다. 6개월째 짜장면 나눔을 이어 오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 봤다.

매달 둘째 주 금요일 정성 담긴 짜장면 나눠

홍성읍에서 청요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원래 당진시가 고향이다. 성인이 되기 전부터 중국집에서 일을 하며 실력을 쌓아 온 세월이 어느덧 30년이 흘렀다. 내포신도시에서 14년 동안 중국집 주방장으로 실력을 다진 그는 홍성이 좋아 독립 후 홍성읍에 가게를 차리게 됐다.

김 대표 역시 처음에는 남들과 다를 것 없이 먹고 살기 바빠 봉사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었다. 주방장으로 일할 때까지만 해도 남의 돈을 받으면서 기부를 하기에는 빠듯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2년 전 청요리를 개업한 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자 문득 봉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짜장면을 한 그릇을 베풀고자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오전 짜장면 나눔을 이어 오고 있다. “충남서부보훈지청과 홍성군자원봉사센터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연락을 주고 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월 둘째 주 금요일에 짜장면 나눔을 하고 있으며, 일이 있을 때는 그 다음 주로 미뤄서라도 빠지지 않고 챙기고 있죠.”

짜장면 나눔 봉사를 하는 날에는 아침부터 서부보훈지청과 홍성군자원봉사센터에서 연락을 받고 방문하는 보훈가족, 시각장애인, 독거노인 등 40~50명에게 짜장면을 대접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홀에 손님이 많아지는 점심시간과 겹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늦어도 11시 40분까지 식사를 마치도록 권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나눔을 시작하면서 남는 것은 없지만 음식을 다 먹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사람들을 보며 힘을 얻고 있다. “한번은 짜장면을 먹은 후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분이 계셨어요. 그분이 오신 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오신 분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김덕진(사진 가운데) 대표가 지난해 12월 8일 홍성군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에서 홍성군자원봉사센터 센터장 표창패를 받았다. 사진=홍성군자원봉사센터
청요리에서 지난해 9월 15일 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가족을 초청해 짜장면을 대접했다. 사진=충남서부보훈지청

“새해에도 포기하지 않고 봉사하겠다”

김덕진 대표는 지난해 12월 8일 홍성군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홍성군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에서 홍성군자원봉사센터 센터장 표창패를 수여 받았다. 청요리에서 식사를 마친 후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면 김 대표가 받은 표창패를 한눈에 발견할 수 있다. 처음 그는 상을 받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추천하지 말아 달라고 만류했다고 했으나 당시 소감을 물어보자 금방 웃음꽃을 띄었다. “처음에는 제가 한 게 없다고 생각했고, 상을 받으려고 봉사를 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받고 싶지 않았어요. 얼떨결에 상을 받게 됐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김 대표는 최근 물가 인상으로 인해 야채 등 재료값이 많이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봉사를 포기하지 않고 올해 역시 한 달에 한 번씩 짜장면 나눔을 이어갈 생각이다. “여유가 있다면 한 달에 두 번씩도 나눔을 하고 싶으나 형평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장애인 분들에게도 짜장면 나눔을 하고 싶어요.”

올해도 따뜻한 나눔을 이어 갈 김덕진 대표의 새해 소망은 ‘가게가 대박 나는 것’이다. 손님이 오면 항상 하나라도 더 챙겨 주려는 마음으로 가게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 특히 노인 분들끼리 온 테이블을 보면 더욱 마음이 쓰여 요청사항을 최대한 들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가 청요리에서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짬뽕이다. 4시간 동안 육수를 우려 맛이 깊다.

김덕진 대표는 중국집 경력만 30년이다. 청요리를 개업한 지는 2년이 지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