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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주택, 주거 공간 개념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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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주택, 주거 공간 개념 바꾸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4.01.08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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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하루홈 대표

이영주 대표의 하루홈은 민간 모듈러 주택시장을 선도하는 곳으로 이 분야를 개척한 업체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그동안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공장에서 만드는 집, 이동하는 집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성공해왔다. 새로운 생각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새로운 주택 문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하루홈을 찾아가 본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이천공장 전경. 인근 도로 확장으로 조만간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사진 하루홈
경기도 이천에 있는 이천공장 전경. 인근 도로 확장으로 조만간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사진 하루홈

인테리어로 건축업 시작

이영주 하루홈 대표은 홍북읍 중계리 출신으로 원래는 부동산 쪽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주방가구 등으로 목조주택을 접하게 됐다. 2000년대 초 당시 한창 펜션 붐이 일어났었는데 화려하고 예쁜 건물들에 매료되어 건축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주로 수입 자재를 사용해 팬션이나 별장 위주로 목조건물을 만들다 어느 날 한 대학교수에게 일반 주택보다 더 작은 규모의 건물을 의뢰받게 된다. 이 대표는 당시 작은 건물이라 비용도 적게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일반 건물보다 2배나 나와 당황하게 된다. 이 대표가 수입자재를 사용해 단가가 비싸다는 것을 제외하고도 건물이 작다고 해도 많게는 20개 이상의 공정에 인건비도 단가가 더 높아진 것이 원인이었다.

시장 고려하지 않은 첫 구상

이 대표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작은 공정은 한군데 모아 제작하는 등 출장에 따른 비용을 없애 가격을 낮추는 것을 구상한다. 집이 작아지면 대지도 덜 들어가고 비용이 낮아지면 그만큼 수요층이 낮아지니까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처음 샘플을 들고 건축박람회에 참가해 오히려 망신을 당하게 됐다. 비용을 낮췄음에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못 알아보는 좋은 자재를 쓴 것도 문제였다. 당시 흔치않은 시스템창은 이중창이 아니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소비자 눈높이에는 안 맞았다.

주택 조립과 인테리어 등 거의 모든 작업은 한 공장 안에서 진행된다.
주택 조립과 인테리어 등 거의 모든 작업은 한 공장 안에서 진행된다.

발상의 전환, 공장에서 제조하는 집 

이 대표는 생각을 전환하기로 했다. 자재를 나쁜 것으로 쓸 수는 없으니 집을 홈쇼핑처럼 파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다른 공산품이 공동구매를 하는 것처럼 다수의 사람들에게 동일한 디자인의 조립주택을 공장에서서 만들어 운송하면 그만큼 더 싼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설계허가 등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당일설치가 가능한 것도 매력이었다. 이런 아이디어에 대형 언론사의 계열사가 관심을 보여 함께 일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 이렇게 처음에는 1동짜리 주택으로 시작한 것이 모듈식 주택의 시작이다.

기술적 우위 바탕 경쟁력 유지

모듈식 주택은 기존 건축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분야다. 기존에는 건축인력이 여기저기 프로젝트에 따라다녔다. 하지만 모듈식 주택은 그럴 필요 없이 공장에서 시간이나 환경적 제약을 덜 받고 제조가 가능하다. 계절적 영향이나 산재위험이 줄어드는 것도 원가를 절감하는 데 효과가 크다. 여기에 요즘 더욱 중요해진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장점이 있다.

기존 건물은 부지를 못 쓰게 되면 폐기해야 하지만 모듈식 건물은 거의 100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냥 집만 옮기면 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대기업들도 다시 모듈주택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 대표는 회사가 가격경쟁력과 기술우위를 점하고 있어 대기업들이 진출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영역도 다른데다가 오히려 시장을 키우는 것이라 사업을 키우는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이다.

이영주 하루홈 대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돈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영주 하루홈 대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돈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원룸, 소형아파트, 해외시장 사업 확대

현재 이천의 공장은 이전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이번 계기로 공장을 확장해 사업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단독주택을 위주로 제작했지만 앞으로 원룸빌딩이나 소형아파트로 영역을 확대하고 싶다. 이외에도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같은 분쟁지역도 새로운 사업분야다. 아직은 운송문제 등으로 실현화를 못 하고 있지만 모듈러 주택이 급하게 필요한 외국에서도 사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얼마 버느냐보다 왜 하느냐가 우선

이 대표는 고향 후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로 “돈이 목표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고 열심히 하다보니 사업에 성공하고 돈이 생긴 것 뿐이다. 사람들은 보통 사업을 할 때 이 사업을 하면 얼마를 벌고 이런 것을 따지지만 이 일을 왜 해야 되는 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에 대한 열정이 우선이다.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고 노력이 축적되면 돈은 자연히 따라 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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