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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마을에는 400년 전통 마당놀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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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마을에는 400년 전통 마당놀이가 있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3.12.31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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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산책 - 거북이마을

구항면 거북이마을의 전통놀이인 거북이마당놀이 공연이 올해 5번의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거북이마당놀이 보존회(이하 보존회)가 지난 2012년 결성된 이후 평창동계올림픽 기원제와 금산세계인삼세계축제 등 세계인들 앞에서 공연무대를 가지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거북이마당을 보기 위해 거북이마을을 찾는 외국인들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라오스에서 두번 이나 공연을 보기위해 마을을 찾았다. 이들에게 거북이마을의 전통마당놀이는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거북이마당놀이를 보기 위해 매년 외국에서 거북이마을을 찾아온다. 올해는 라오스에서 두 번 마을을 방문했다. 사진 거북이마당놀이 보존회
거북이마당놀이를 보기 위해 매년 외국에서 거북이마을을 찾아온다. 올해는 라오스에서 두 번 마을을 방문했다. 사진 거북이마당놀이 보존회

마을 무사안녕 기원하는 화합의 장

거북이마당놀이는 거북이마을에서 전해 내려온 탈놀이로 마을의 주신격인 거북탈을 앞세워 집집을 돌면서 지신을 밟아주는 놀이마당이다. 거북이마당놀이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마당의 시작을 알리는 건립은 원래 정초에 있는 오방제의 제물을 마련하기 위해 벌어졌는데 이들은 집집을 돌며 지신을 밟고 조왕굿 등을 벌였다. 부락연장자가 거북이 탈을 쓰고 연회를 이끄는 마당쇠, 기생, 비구니, 중, 건달, 양반, 장사, 장군, 호랑이 등 다양한 군상이 참여한다. 이렇게 마련한 재물로 오방제를 지내고 마지막으로 뒤풀이인 대판걸이를 통해 화합의 장을 마련해 마을의 결속을 다지고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다.

거북이마당놀이를 계승하기 위해서 무형문화제 지정을 위한 지원과 관심이 꼭 필요한 실정이다. 사진 거북이마당놀이 보존회
거북이마당놀이를 계승하기 위해서 무형문화제 지정을 위한 지원과 관심이 꼭 필요한 실정이다. 사진 거북이마당놀이 보존회

주변에 없는 독특한 놀이마당

거북이마당놀이는 충남에서는 보기 드물게 가면을 쓰고 마당놀이를 벌인다. 홍성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문화는 찾아보기 힘든데 전영수 보존회장에 따르면 남사당과 유사성이 많이 있다고 한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야자타임격인 할멈과 마당쇠의 마당도 특별한 부분이다. 거북이마당놀이는 거북이마을에서 예전부터 이어오던 것을 보존한 것이다. 물론 시대에 맞게 변형시킨 부분도 있다. 원래 연회를 이끄는 마당쇠 역할은 곱추인데 장애인에 대한 비하 문제가 있어 이를 마당쇠로 변경했다. 공연시간도 전통공연 대회규정에 맞게 45분에서 25분으로 줄였다. 전영수 회장은 거북이마당놀이가 창작이나 기획이 아닌 고유의 전통문화란 것을 많이 강조했다.

2018년 지원이 끊긴 후에도 거북이마당놀이를 계속 해올 수 있는 것은 거북이마을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다. 사진 거북이마당놀이 보존회
2018년 지원이 끊긴 후에도 거북이마당놀이를 계속 해올 수 있는 것은 거북이마을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다. 사진 거북이마당놀이 보존회

무형문화재 지정 관심 필요

전 회장이 거북이마당놀이가 전통임을 강조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거북이마당놀이는 아직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지 않았다. 지정을 막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거북이마당놀이의 전통성을 아직 인정받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지 못 하면서 마당놀이를 이어가는 것도 난관에 봉착했다. 2018년부터는 외부지원이 끊어져 공연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전국에 공연을 다니면 한 번에 50명 정도가 함께 움직여야 되는데 지원 없이 한해 5회 이상 공연을 할 수 있는 것은 전통을 지키기 위한 거북이마을 사람들의 열정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후대에까지 거북이마당놀이를 계승하기 위해서 무형문화제 지정을 위한 지원과 관심이 꼭 필요한 실정이다.

전영수 보존회장은 400년 이상 이어온 거북이마당놀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생각이다. 전 회장은 “절대로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후대까지 어떻게든 꼭 이어 가겠다. 지원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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