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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동안 방치된 땅…“아파트 안 지으려면 빨리 대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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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동안 방치된 땅…“아파트 안 지으려면 빨리 대안 찾아야”
  • 윤종혁
  • 승인 2023.12.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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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택지개발지구 3만4608㎡ 대지
LH, 장기 미착공 사업장으로 남겨
​​​​​​​쓰레기 쌓여 있고, 주변 환경 훼손
홍성읍 남장2구 박문길 이장이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공터를 바라보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홍성읍 남장리 남장택지개발지구 내 약 1만평의 토지가 16년 동안 방치된 상태다.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주변 환경을 훼손시키고 있다.

남장리 주공아파트3단지와 4단지 사이에는 공터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소유의 땅으로 2007년 아파트를 짓기 위한 허가를 받았다. 3만4608㎡ 부지에 16~20층 아파트 8동 542세대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건설 계획은 16년째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 미착공 사업장으로 전락됐다.

지난 12일 오전 9시 해당 부지를 둘러봤다. 공터에 누군가 농사를 짓고 있는 흔적이 역력했다. 여기저기 배추와 무, 파, 들깨 등을 심고 수확했다. 내년에 수확을 하기 위해 마늘도 심어져 있었다. 농사를 짓기 위한 농막과 비닐하우스도 20여 설치돼 있다. 농막과 비닐하우스 안에는 장화와 삽, 분무기 등 농사를 위한 장비와 퇴비와 비료가 보관돼 있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땅임을 표시하기도 한 듯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고, 농기계와 차량 이동을 위한 길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문제는 쓰레기다. 비닐과 플라스틱 등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수확 후 버려진 배춧잎과 들깨대도 수북이 쌓여 있었다. 들깨대를 태운 흔적도 찾아볼 수 있었다. 공터 한 부분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가고 있었다. 쓰레기와 농막 등으로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땅은 흡사 ‘난민촌’과 같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방치된 땅과 관련해 남장2구 박문길 이장은 지난 12일 이용록 홍성군수를 만나 홍성군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박문길 이장은 “16년 동안 참고, 또 참았다. 마을 중심지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공터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있고, 청운대학교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다. 하루빨리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LH에서 아파트를 짓지 않겠다면 홍성군에서 그 땅을 사서라도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서산 호수공원처럼 물을 가둬 산책로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니면 아파트를 짓기 전까지라도 그 자리에 꽃을 심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하는 방법도 있다”며 홍성군의 발 빠른 대응을 요구했다.

군에서는 해당 부지가 LH 소유인 만큼 LH와 협의를 통해 아파트 조기 착공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용록 군수는 “LH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조기착공을 독려하고, 텃밭 운영자에게 쓰레기봉투를 제공해서 자발적으로 환경 관리가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H에서는 해당 부지에 대한 활용 계획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LH대전충남지역본부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운영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LH에서는 해당 부지에 대해 남장리 주공아파트1~4단지 주민들에게 주택사업 전까지 무상을 텃밭을 제공했다. 약 60여 명이 추첨을 통해 배정받아 텃밭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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