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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의사총, 국가가 관리해야”…전국서 유일하게 자치단체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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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의사총, 국가가 관리해야”…전국서 유일하게 자치단체 관리
  • 윤종혁
  • 승인 2023.12.16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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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국회의원, 정책토론회 개최
홍주의병 넋을 기리는 중요한 유적
​​​​​​​문화재청 “부처 간 의견 조율 필요”
홍문표 국회의원이 홍주의사총 국가 관리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토론회 개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홍성군이 관리 중인 홍주의사총을 하루빨리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문표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충남도서관에서 ‘홍주의사총 국가 관리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홍 의원은 “홍주의사총은 을미의병으로부터 연면히 계승돼 온 홍주의병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중요한 유적”이라며 “전국의 3대 의총으로 꼽히지만 홍주의사총만 유일하게 국가기관인 문화재청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인 홍성군이 관리하고 있다. 관리를 떠나 자존심에 관한 문제이다. 홍주의사총의 역사적 위상에 걸맞게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제에 나선 김상기 충남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는 홍주의병과 홍주의사총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하며 홍주의사총에 대한 국가 관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명예교수는 “홍주의병은 조선말 전국적인 항일의병전쟁을 선도해 간 대규모 무장투쟁이며 한민족의 주권을 회복하고자 한 독립전쟁이었다. 타 지역이 의병봉기에 큰 영향을 끼쳤고, 독립전쟁과 나아가 3.1운동으로까지 계승되고 있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주의사총과 관련해 크게 3가지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 홍주의사총은 300여 의병의 유골이 묻혀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한말 의병총이라는 것이다. 둘째, 신원이 확인되지 못한 무명 의병들이 묻혀 있는 대표적인 의사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홍주의사총은 의병의 유골이 집단적으로 매장된 분묘인 점에서 역사적 의의는 물론 문화재적 차원에서도 의의가 크다는 것이다.

김상기 명예교수는 “홍주의사총은 한말 의병이 집단적으로 매장된 전국 최대의 의병 무덤으로 역사적으로, 문화재적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금산의 칠백의총이나 남원의 만인의총과 마찬가지로 국가 관리로 승격돼서 보다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의병들의 애국애족 정신이 후세에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건택 내포문화관광진흥원장은 홍주의사총과 금산의 칠백의총, 남원의 만인의총을 비교하며 왜 홍주의사총을 국가가 관리해야 하는지 근거를 제시했다. 한건택 원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칠백의총의 면적은 17만7595㎡, 만인의총은 8만9168㎡이다. 홍주의사총 면적은 칠백의총의 약 5/1, 만인의총의 2/1인 3만6229㎡이다. 칠백의총에는 국가공무원 11명이 근무하고, 올해 경상경비가 11억원이다. 만인의총에는 국가공무원 7명이 근무하고 경상경비는 8억원이다.

홍주의사총을 관리하는 전담 공무원은 없다. 기간제 1명이 근무하며 관리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9800만원이다. 한건택 원장은 “3대 의총 모두 일본과 싸운 의병이 잠들어 있는 곳”이라며 “홍주의사총만 국가 관리가 아닌 홍성군에서 관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리에 소홀함이 나타나고 있다. 홍주의사총은 홍주의병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중요한 유적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국가 관리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정을경 책임연구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것이 당연히 국가가 관리하는 것보다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는 비단 관리 주체만을 가지고 지적하는 사항이 아니다. 지정 주체에 따라 역사적인 위상에 걸맞는 예산과 대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국가 관리 필요성을 주장했다.

독립기념관 김항기 연구위원 역시 “홍주의병의 역사성과 견주어봤을 때 홍주의사총의 역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홍주의사총에 대한 국가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군청 황선돈 문화관광과장은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홍주의사총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이번 정책토론회가 홍주의사총 국가 관리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주의사총 국가 관리 필요성에 대해 문화재청은 즉답을 피했다. 문화재청 이종훈 문화재보존국장은 “오늘 토론회가 정책 연구 필요성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가 관리를 위해서는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의 협의와 토론이 필요하다. 오늘 토론회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책적 연구가 필요하고, 의견 조율과 조정을 위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주의사총은 조선말기(병오년) 홍성지역에서 있었던 의병운동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희생된 분들의 유해를 모신 곳이다. 1992년 구백의총(九百義塚)이란 이름이 홍주의사총으로 바뀌었다. 매년 6월 1일에 순국의사에 대한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4호로 지정받았다가 2001년 8월 17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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