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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구 역사, 홍성에서 다시 꽃 피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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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구 역사, 홍성에서 다시 꽃 피우도록 하겠습니다
  • 윤종혁
  • 승인 2023.12.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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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소프트테니스협회 전헌수 초대회장

홍성을 대표하는 스포츠 종목으로 소프트테니스(정구)와 양궁을 손꼽는 데 주저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오랜 시간 홍성군민들과 함께 해 왔다. 정구의 경우 1920년 홍성체육협회 주최로 전국 규모의 정구대회가 치러졌고, 1930년대에는 직장마다 정구장이 설치되고 직장대항전이 펼쳐졌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1940년대에는 홍성중, 홍성고로 이어지는 학교 엘리트 체육 육성 체계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무수히 배출되며 대한민국 정구의 역사의 한 줄기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 홍성이다.

지역의 대표 체육 종목으로서 손색이 없지만, 그 구심점이 돼야 할 협회의 부재로 소프트테니스인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기 어려웠다. 이에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이 함께 체계적인 선수 육성과 지원, 그리고 생활체육 동호인 확대 등을 기치로 자랑스러운 홍성 정구의 영광을 이어 나가자고 다짐했다. 홍성군소프트테니스협회가 다시금 만들어졌고, 새로운 출발의 중심에 전헌수(51) 초대회장이 있다.

전 회장은 지난 12일 취임식을 통해 “1950년~60년대 홍성중학교 정구부는 전국 최강의 명성으로 대한민국 정구의 위상을 높였고, 당시 홍성중학교 전용국 선생님의 수많은 제자들이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 등으로 활약하며 그 위세를 떨쳤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7개 전 종목을 석권할 때 그 주역이었다”며 “이제 협회가 만들어진 만큼 홍성 정구의 역사를 계승하고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잊혀지고 있는 정구 장점과 가능성 엿보다

전헌수 회장은 협회 창립 과정에서 창립총회를 마치고 창립식을 준비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한다. 올해 봄부터 지인들과 협회 창립을 논의했다. 전 회장의 집안 형님이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한국중고연맹 전긍수 회장이다. 전긍수 회장이 협회 창립과 관련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줬다. 협회가 꼭 있어야 된다고 마음먹고 지인들에게 동참을 부탁했다. 정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전 회장의 진실함에 공감한 20여 명이 임원으로 함께 하기로 했다.

회장을 맡게 된 이유는 홍성의 자랑이었던 정구였지만, 지금은 비인기종목이라는 설움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현실이 현재 우리 지역이 처한 상황과 묘하게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화려했던 옛 영광의 흔적들, 여전히 그 명성은 이어지고 있지만 누구도 관심 두지 않으며, 그래서 조용히 잊혀지고 있는 이 현실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테니스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초·중·고 감독, 코치, 교장선생님들을 만나 뵙고 조언을 듣고, 동호인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소프트테니스가 처한 현실에 대해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관심과 절망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아닌,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생활체육으로서의 소프트테니스가 가진 장점과 발전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고 몸에 무리가 덜해,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나는 우리 지역의 특성상 앞으로 더 많은 동호인들이 소프트테니스를 즐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사심 없이 소프트테니스인을 위해, 홍성의 소프트테니스를 위해, 초·중·고 선수단을 위해, 동호인들을 위해, 미력하겠지만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회장이라는 과분한 직책을 맡게 됐습니다.”

전헌수(사진 왼쪽) 홍성군소프트테니스협회장이 지난달 옛 홍성여고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찾아 격려했다. 
전헌수(사진 왼쪽) 홍성군소프트테니스협회장이 지난달 옛 홍성여고 운동장에서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찾아 격려했다. 

선수들 경기력 향상 위해 돔구장 조성 추진

전 회장은 우선적으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동호인 확대를 위한 경기장 증설 및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홍성고 선수들의 경우는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 이후에 옛 홍여고 코트로 이동해 훈련하고 있다. 홍성초등학교의 경우는 코트 한 면에서 모든 선수가 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장 증설과 더불어 지붕 있는 돔구장이 만들어지면 사계절 내내 날씨와 상관없이 훈련할 수 있고, 동호인 역시 보다 나은 환경에서 운동하실 수 있게 됩니다. 돔구장이라고 해서 야구장이나 축구장처럼 어마어마한 시설을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현재 경기장에 막구조 형식의 지붕이 설치되면 되는 겁니다. 문경이나, 순창 등 돔구장이 조성된 지역은 1년 내내 각종 국내대회 유치와 전지훈련 차 방문하는 선수와 관계자들로 지역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둘째, 임기 중 전국 규모의 대회를 유치해 홍성정구의 명성을 되살리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셋째 생활체육 동호회 활성화다. 전국대회 유치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으로서의 소프트테니스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특히 노년층이 늘어가는 지역의 특성상 가볍고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소프트테니스에 대한 관심도 더욱 증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달라지긴 어렵겠지만, 소프트테니스인들의 구심점이 될 홍성군협회가 출범했으니 이제 우리 지역의 선배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충청남도협회와 유기적으로 협조하면서 차근차근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전헌수 회장은 임기 동안 ‘사심 없이 모든 것에 진심이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것이 꿈이다. “소프트테니스협회 창립 준비를 시작하면서 주위에 많은 분들에게 너무나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나가 돼주셨어요. 그래서 오히려 받은 사랑보다 더 크고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창립식에서 우리는 어릴 적 누구나 익숙하게 들었던 디즈니의 주제곡 ‘when we wish upon a star’를 함께 했습니다. 꿈은 누구에게나 공평합니다. 그 꿈은 생각과 행동의 지평을 그만큼 넓혀준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약속드린 과제를 꼭 이뤄낼 수 있도록 협회 임원분들과 선수, 코치, 감독님, 클럽장님, 생활체육 동호인 등 모두 힘을 합쳐 한바탕 큰 꿈을 꿔보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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