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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래 환경에 내놓아도 꿈 펼칠 수 있는 학생으로 기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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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래 환경에 내놓아도 꿈 펼칠 수 있는 학생으로 기르겠다”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3.12.16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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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작은 학교 살리자 - 서부초
서부초 학생들이 탄소중립 실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서부초
서부초 학생들이 나라별로 자신이 만든 책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출판기념회를 하고 있다.

모두가 주인공 되는 학교

서부초는 얼·멋·향기를 통해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어린이로 성장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서부면 이호리에 위치해 있어 산, 들, 바다를 모두 접할 수 있는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윤택중 교장은 “서부초에 오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다른 작은 학교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서부초는 입체적으로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이 여가 생활을 하며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또한 선생님들이 굉장히 애를 많이 쓰셔서 선생님들마다 브랜드가 있게 설계를 한 교사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서부초의 교육은 비전인 얼·멋·향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얼 교육은 학생들이 건강한 몸과 바른 마음을 가꾸기 위한 교육이다. 올해는 수영 교실을 운영해 학생들이 참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끈기를 키우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매일 걷쥬활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있다. 단순한 걷쥬 활동을 넘어 탄소중립 실천과 연계해 마을 주변 쓰담 걷기(걷기+쓰레기 줍기)를 실천했다. 바른 마음을 키우기 위해서 마을과 고장 위인들의 발자취를 쫓으며, 그들의 정신을 본받기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윤 교장은 “학생들이 김좌진 장군의 생가지를 찾아가 위인전을 읽고 연극 대본을 각색해 연극으로 공연하기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3, 4학년 학생들이 오는 29일 김좌진 장군의 연극을 공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멋교육을 통해 멋스러운 서부 어린이로 성장하기 위해 배움이 삶에 이어지게 하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실 안의 칠판만 바라보는 수업이 아닌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배움 활동을 제공하고, 학교 안에서 도시의 학생들과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교사별로 주제를 정해 학생의 역량을 키워 주고 있다. 윤 교장은 “학생들에게 스마트폰 밖 세상에 더 재미있는 놀잇감이 많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어촌지역은 주변에 문화시설이 부족해 아이들이 집에서 여가 생활을 보내며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밖 세상의 즐거움을 알려 주기 위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인문학을 품는 날’을 운영한다. 인문학을 품는 날은 다양한 장소에서 즐겁게 책을 읽고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이다. 특히나 서부면에는 예쁘게 꾸며진 공간이 많다는 점을 활용해 학생들이 좋아하는 공간에서 책을 읽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도 홍동면에 있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배워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하고, 부모님과 대화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를 만들기 위해 가족과 함께하는 야구장 체험학습을 운영했다. 교무부장은 “아이들이 한화이글스를 처음 접하게 되면서 이후에는 가족과 함께 TV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수동적인 체험학습이 아닌 학생이 주도한 체험 학습을 운영하기 위해 학생들이 스스로 수학여행 코스를 짜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올해 제주도로 3박 4일 동안 떠난 수학여행 역시 학생들이 실제로 조사를 통해 계획을 세우고, 예산에 맞춰서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취사 선택을 하는 능력이 기르면서 어떤 일을 할 때 고려할 사항이 어떤 것들이 있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향기’ 교육은 학생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며, 자신의 꿈과 끼를 발견해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피아노 교실을 통해 사교육 걱정 없이 수준 높은 피아노 수업을 배울 수 있다. 특히나 마을 주민이다 보니 학생들과 유대감도 깊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다고 한다. 이와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학생자치회에서 발표 주제를 정해 정해진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는 ‘나 표현하기’를 실시하고 있다. 발표를 통해 학생들에게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부초 학생들이 한화생멸이글스파크를 방문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진=서부초
인문학을 품는 날을 활용해 학생들이 카페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사진=서부초

많은 학습 자원 장점

서부초는 현재 4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다른 지역에서 오는 학생 없이 오롯 서부면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유치원은 4명이 다니고 있다. 윤 교장은 “다양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거리가 멀어 좋은 것을 많은 학생들이 누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서부면이라고 하면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기자가 서부초를 방문했을 때 홍성읍내에서 20여 분 안에 도착해 다른 작은 학교와 거리상으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나 서부면은 아가새농장, 홍성군승마체험장, 에덴힐스 등 학습 자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윤 교장은 “우리 학교는 아주 지식이 뛰어나고 아는 게 많은 학생들을 길러낸다는 약속은 못 드린다. 그렇지만 음악·미술과 같은 예술을 즐길 줄 알고, 자기 몸의 건강을 스스로 챙길 줄 알고, 다른 문화를 이해할 줄 알고 배려하며 어울려 사는 학생들을 기를 수 있도록 완벽하게 교육 과정이 구성돼 있다. 어떤 미래 환경에 내놓아도 스스로 그 환경에서 적응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그런 학생들을 길러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학생들의 신체 능력 향상을 위해 골프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서부초
서부초 학생들이 지난 4월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앞장선 산림청 관계자들에게 감사편지를 전달했다. 사진=서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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