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전교생이 주도해 학생의 끼와 역량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교
상태바
전교생이 주도해 학생의 끼와 역량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교
  • 신혜지 기자
  • 승인 2023.12.16 2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기의 작은 학교 살리자 - 은하초
은하초등학교는 25명의 학생들 재학 중이다. 사진=은하초
은하초는 골프, 승마 등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하초

학생 하고 싶은 것 배우도록 노력

은하면 대정리에 가면 정갈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학교를 만나 볼 수 있다. 은하면의 유일한 학교, 은하초다. 은하초는 사계절 꽃이 피고, 학생들이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산책을 할 수 있는 ‘은하수길’이라는 산책길이 조성돼 있는 조용한 시골 학교다.

은하초에는 25명의 끼와 재능이 넘치는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안정된 분위기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10명의 교직원이 최선을 다해 노력 중이다. 특히나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배울 수 있도록 자율성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은하초에서는 골프, 승마를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골프와 승마 모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나 교내에 골프 연습 시설을 갖추고 있어 굳이 학교 밖으로 이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월 1회에는 학교 인근 골프연습장에서 야외 연습도 가능하다. 승마는 서부면에 위치한 홍성승마체험장을 활용하고 있다. 황대식 교무부장은 “승마와 골프 모두 사실 쉽게 접하기가 어려운 종목이다. 나중에 커서도 쉽게 해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을 고민해 보다 추진하게 됐으며, 학생들이 참여해 보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면 다른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태권도, 레크리에이션 등 방과후 수업과 연계하고, 아침 건강걷기, 줄넘기, 외발자전거 등 체력 증진을 위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체육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학생 수가 적다 보니 기초학력을 책임지기 위해 개인별 맞춤형 수업 지도를 하고 있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1대1 한글지도, 선생님과 책 읽기, 학습지원 대상 학생 방과후 보충 지도를 운영하고 있다. 4년째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난독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천안에서 직접 전문가를 초빙해 지도를 하고 있다. 문화·예술 감성을 기르기 위해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방과후 프로그램 역시 개인 지도가 가능해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배우고 싶은 악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지역사회 탐방을 통해 학생들이 직접 우리가 살고 있는 홍성군은 어떤 곳인지 탐구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4학년의 경우에는 올해 ‘미세먼지’를 주제로 잡아 수학 교과와 연계했다. 자료를 찾아 그래프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회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작성했다. 이 글을 홍성군의회에 전달하는 과정도 거쳤다. 보령의 화력발전소에 탐방도 가 보고, 에너지 자립섬이 죽도에 방문해 우리 지역 곳곳을 살펴봤다.

시골의 작은 학교다 보니 학생들이 순박하고, 감수성이 남다르다. 은하초에서는 학생이 각자 식물을 키우며 이름을 지어 주고, 관리까지 맡아서 할 수 있게 지도하고 있으며, 토끼, 닭 등 동물을 기르며 함께 교감하며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은하초 학생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사진=은하초
은하초 교사들은 학생들이 항상 행복하게 학교를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진=은하초

“학생들이 항상 행복하게 학교 다녔으면”

은하초의 다양한 장점 덕분인지, 은하면에 살다가 홍성읍으로 이사를 간 학생들도 여전히 은하초에 재학 중이다. 이승수 교장은 “은하면이 홍성읍과 굉장히 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20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홍성읍까지 버스를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통학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돌봄 시스템도 잘 구축돼 있어 맞벌이 가정에 대한 부담도 없다. 방과후에는 오후 4시 30분까지 은하면마을학교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이후 돌봄이 피려요한 학생은 은하면 지역아동센터 돌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저녁 식사 이후 센터 버스를 통해 홍성읍까지 귀가가 가능하다.

25명의 학생들이 오순도순 지내며 학생자치회에도 모두 참여하고 있다.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학생 자치 장기자랑 무대인 ‘은하행복무대’도 은하초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학기별로 학생회에서 직접 원하는 무대를 꾸며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친다. 최근 홍성군 행사장에서 흥겨운 트로트로 무대를 달구는 박효진 학생을 자주 만나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박효진 학생 역시 은하초 6학년에 재학 중이다. 황 부장은 “우리 학교에는 재능이 있는 학생이 많다. 효진 학생 말고도 음악적으로 감각이 뛰어난 학생이 있어 학습 발표회에 배경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은하초는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입학생과 전입생에게는 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으며,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의류, 생활용품, 학생교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승수 교장은 “대부분 학부모님들은 학원이 가까운 큰 학교를 선호한다. 하지만 은하초 학생들은 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모든 활동이 이뤄지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얼마든지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돼 있다. 나중에 중·고등학교를 가더라도 이러한 경험이 밑걸음이 돼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런 학생들이 항상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하초에서는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많은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사진=은하초
은하초 학생들이 찾아오는 연극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하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