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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63> “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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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63> “생여”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3.11.27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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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아침일찍 저짝 동네 갔더니 생여 나가더라구, 생여 보믄 좋은일 있다는디...그럴라나?

-저니: 보기만 했남, 옆뎅이 타보시지 그려? 자네가 얼릉 생여 타는게...좋은 일 하능겨.

생여는 ‘상여(喪輿)’의 뜻이다. 상여란 ‘초상이 났을 때 죽은 사람의 시신을 묘지까지 운반하는 도구(수레)’를 말한다. 상여의 모양은 가마와 비슷하나 시신을 넣은 관이 들어가는 관계로 길이가 좀 더 길다.

보통 사망 후 3일째 되는 날(3일장)에 상여가 나가는데, 발인(發靷, 장례를 치르기 위하여 상여가 집을 떠나 장지에 도착할 때까지 행하는 상례의식)하여 장지에 이르면, 상여에 관을 옮겨 싣고 산으로 향한다. 집과 가까운 마을 뒷산에 매장하는 경우에는, 빈소에서 상여가 출발하여 마을을 한 바퀴 돌고 하직 인사를 한다.

‘생여’를 매는 일은 주로 마을 청년들이 맡고, 짝수로 양쪽에 나누어 서서 어깨에 끈을 두른다음 발을 맞춘다. 그 앞으로는 만장이 휘날리고 구슬픈 만가(輓歌)와 요령소리에 맞추어 생여꾼들이 후렴구를 불러대곤 했다. 장례가 끝나면 생여는 ‘생여집’으로 들어가고 그 근처는 귀신이 나온다고 하여 함부로 가까이 하지 않았다. 살아서는 못타고 죽어서 한번 타는 ‘꽃상여’. 이젠 타보기는 커녕 구경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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