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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형성적 언어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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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형성적 언어로 그리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3.11.20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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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익 개인전

화가 황선익 개인전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홍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작가가 새롭게 완성한 작품을 비롯해 1980년대에 완성한 판화와 수채화 등을 함께 전시된다. 황선익 작가의 예술세계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만나기 쉽지 않은 기회다.

하늘은 작지만 코발트블루로 강렬하게 처리했다. 가을산과 대비를 이루면서 하늘빛이 더욱 두드러진다. '용봉산 추경' 사진 황선익
하늘은 작지만 코발트블루로 강렬하게 처리했다. 가을산과 대비를 이루면서 하늘빛이 더욱 두드러진다. '용봉산 추경' 사진 황선익

순수 미술과 추상의 공존

황 작가는 주변의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자신만의 자연에 대한 이미지를 녹여낸 작품이 많은 이유다. 용봉산 등 홍성의 자연에서 계절마다 느끼는 것을 자신만의 색채로 풀어낸다. 작품들은 섬세하고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성이 공존한다. 평소 늘 보는 자연의 풍경이지만 작품마다 어떤 형식으로 표현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배어있다. 특히 ‘자연으로부터’ 연작들은 여러 가지 기법으로 변화를 주며 사용해 입체적이면서도 다채롭게 느껴진다.

화가 인생의 연대기

이번 개인전은 황선익 작가의 1980년대 작품부터 최근의 작품까지 전시되는 것이 특별한 점이다. 1980년대 판화와 수채화에서부터 틈틈히 그려온 다수의 스케치 등 수백여 점의 작품들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의 여정을 함께 따라갈 수 있다. 황 작가에게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어려운 일이다. 작품들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다 보면 35년간 작가가 추구해 온 예술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황선익 작가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보아온 주변 자연환경을 주로 작품의 대상으로 한다. '자연으로부터'는 연속된 시리즈로 여러 작품이 있다. 사진 황선익
황선익 작가는 자신이 어릴 적부터 보아온 주변 자연환경을 주로 작품의 대상으로 한다. '자연으로부터'는 연속된 시리즈로 여러 작품이 있다. 사진 황선익

작품에 해답은 없다

황선익 작가의 작품은 추상적이고 어떤 때는 초현실적이기도 하다. ‘용봉산 추경’, ‘덕산 가는 길’ 등 작품은 친숙한 풍경이지만 선과 강렬한 색채로 표현됐다. 하늘 작게 표현하고 산을 따라 난 길은 가는 선으로 처리했다.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 작품들의 디테일한 면만 쫓다 보면 길을 잃기 쉽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깊게 고민하지 않고 편안하게 감상하다 보면 숲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고 잎도 보이게 될 것이다.

황선익 작가에게 작품은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힘들고 외로운 과정이다. 사진 황선익
황선익 작가에게 작품은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힘들고 외로운 과정이다. 사진 황선익

지역 작가 조명받는 기회되길

작가는 지난해까지 홍주중, 고등학교에서 35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교육자이기도 하다. 은퇴이후를 인생 2막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작가에게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예술가의 삶이 계속될 뿐이다. 물론 조직이라는 제약을 벗어난 만큼 조금 더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작가는 앞으로 대작을 작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작가는 자신의 개인전을 통해 대단한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편안하게 찾아와 홍성토박이 예술가가 꾸준히 작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만 해도 좋은 일이다. 황 작가는 “지역에는 예술을 위해 노력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다. 이런 노력들이 조명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선익 작가는 구항 출신으로 홍주중·고등학교에서 지난해까지 35년간 미술을 가르쳤다. 한예총 홍성지회장을 역임했으며 내포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 고암 이응노기념관 운영위원 지역의 예술 발전을 위해 평생 기여해 왔다. 충남도지사 표창, 녹조근정 훈장 등을 수상했고 고암 이응노 전국청소년미술실기대회 제정, 내포현대미술제 창립전 등을 기획하는 등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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