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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62>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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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62> “사리”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3.11.20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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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동네에 갑자기 혼사가 많아졌네 그려. 주말마두 예식장 가기 바뻐. 안갈수두 웂구.

-저니: 그러게. 입때 껏 술일랑사리 짜장면 한번 안산 늠덜이 청첩장은 요란하게두 보내네.

<~사리>는 문장의 중심이 되는 단어와 결합하여 쓰이는 보조사로서, ‘커녕, 오히려’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정형화된 어떤 상황에서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아무 곳에서나 자연스럽고 편하게 쓰이는 재미있고 묘한 말이다. ‘그것은 고사하고 도리어’의 뜻으로 쓰이는 이 말의 특징은 앞 말에 ‘~ㄹ랑’이 붙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꿔간 돈 갚을랑사리 더 빌려달라고 허지는 말어’, ‘동냥은 뭇헐랑사리 쪽박 깨믄 안되여.’처럼 쓰인다.

‘~사리’보다 어감이 센 ‘앗싸리’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일본어 ‘あっさり’에서 온 말로 '산뜻하게, 담백하게, 깨끗이, 간단히'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 말이 ‘그럴바엔 차라리, 아예’의 뜻으로 변모하여 사투리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 말은 그저 일본어일 뿐이다.

‘~사리’는 아직까지 우리 곁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중의 하나이지만, 젊은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리는 동네에 따라서 ‘서리’ 또는 ‘서래미’라고도 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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