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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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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 윤종혁
  • 승인 2023.11.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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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축제는 끝났다. 누구는 성공이라 말하고, 누구는 아쉬웠다고 말한다. 살펴봐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만 축제에 대한 평을 내리기 전에 ‘지역경제에 도움이 됐는지’ 묻고 싶다.

이용록 홍성군수는 축제 개최 목적을 ‘그동안 홍성군에서 추진했던 소비성 축제의 한계를 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자 전국 제1의 축산군답게 축산물 대표축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축제가 진정 지역경제에 도움이 됐는지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축제 비용은 어림잡아 10억원이다. 후원물품은 뺀 금액이다. 홍성군에서 개최된 단일 축제로 역대 최대 금액이다. 정확히 얼마의 돈을, 어디에 지출했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축제 개최를 위해 더본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공짜가 아니다. 홍성군에서 더본코리아에 돈을 주고 축제를 의뢰한 것이다. 더본코리아 대표는 방송인이자 요리연구가 백종원이다. 더본코리아는 이미 예산군과 금산군 축제에 참여해 백종원의 인기를 활용한 바 있다. 홍성도 백종원의 인기를 기대했고, 역대 최고의 관광객이 홍성을 찾았다.

군에서는 45만명이 축제장을 찾았다고 했다. 성공한 축제라고 자평했다. 축제 개최 목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을까? 장담할 수 없다. 한 예로 군청 정문 앞에 이동식 편의점이 문을 열었다.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해당 편의점은 예산군에 사업자등록을 한 CU예산ㅇㅇ점이다. 홍성의 상징인 군청 앞에서 예산군 사업자가 장사를 했다는 것을 홍성사람들은 이해할 수있을까?

바베큐죤 옆에는 스낵존과 드링크존이 있었다. 역시 긴 줄이 이어졌다. 스낵존은 더본코리아에서 운영했다. 술을 판매한 백술상회 주소는 예산군이다. 타 지역 맥주와 예산군에서 만든 막걸리가 주되게 팔렸다. 홍성군새마을부녀회에서 판매한 떡볶이와 어묵을 사 먹었더니 영수증에는 서울 주소가 찍히고, 바베큐 영수증 역시 사업자등록 주소는 서울이다. 새마을식당 서초교대점 상호로 영수증을 받은 곳도 있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궁금하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속담이 있다. 축제 성공 위해 여러 사람이 고생한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축제가 끝나고 난 후 왜 ‘홍성’이 아닌, ‘백종원’이 거론되는지 이용록 군수는 다시금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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