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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도 그림책 통해 충분히 감동받고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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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도 그림책 통해 충분히 감동받고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 윤종혁
  • 승인 2023.12.04 08:2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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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영 달님그림책연구소장, ‘어른을 위한 동화’

홍성신문은 신문사 직원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공동 참여로 만들어진다. 각자 바쁜 일상 속에서 홍성신문 독자를 위해 자신의 글과 작품을 정성껏 준비해 격주로 선보이고 있다. 창간 35주년을 맞아 누가 홍성신문에 연재를 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천안에서 활동하는 전진영 달님그림책연구소장은 2021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격주로 ‘어른을 위한 동화’ 60회를 연재했다. 동화책이라 하면 으레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라 생각한다. 전진영 소장은 동화책을 읽고 느낀 점을 간결하고 담백하게 표현한다. 지금은 재충전을 위해 연재를 잠시 쉬고 있는 중이다. 전진영 소장은 조만간 홍성신문 독자들을 위해 다시 찾아올 것이다. 전진영 소장과의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편집자 주>

△ 홍성과의 인연은?
홍성과의 인연은 결성향교입니다. 결성향교에 다양한 좋은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특히 문학 프로그램이 좋아서 2019년부터 꾸준히 참석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홍성군에서 주최하는 디카시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어른을 위한 동화’ 연재를 결심한 이유는?
결성향교 교장선생님이 이정록 시인입니다. 이정록 선생님께 제가 지닌 그림책 애정을 보시고 일반인들에게도 그림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니 저는 마다하지 않았고 여러 신문사 중에 홍성신문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 주제는 어떻게 정했나?
저는 그림책으로 두 아이를 키웠어요. 아이들이 먼저 잠들지 않는 한 매일 밤 잠자기 전에 그림책을 읽어 줬어요. 그림책 관련 이론서들도 즐겨 읽었고 그림책 사는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 두 아이가 지금은 스무 살이 넘은 대학생이 됐습니다. 오랜 기간 많은 그림책과 함께 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그림책 선정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그림책 선정 기준을 말해 보자면 제가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이 저에게 주는 감동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 글을 쓰기 위해 몇 시간과 어떤 과정을 거치나?
몇 시간보다 ‘몇 달’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연재였고 저는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퇴고 과정을 많이 했습니다. 첫 칼럼이 덜컥 나가고 나니 긴장이 더 되더라고요. 자다 깨서도 퇴고했습니다. 그림책이 정해지면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냅니다. 이 얘기 저 얘기, 중구난방으로 뻗어간 가지들 속에서 하나를 선택합니다. 꼭 전달해야 할 내용을 정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지면은 원고지 5매니까요. 어느 정도 하고 싶은 말을 다듬고 나면 ‘이 정도면 됐다’ 할 때가 옵니다. 그리곤 덮어버립니다. 며칠 지난 후 다시 들여다봅니다. 보이지 않던 어색한 부분들이 보여요. 또 매달려서 퇴고합니다. 완전히 잊고 있다가 한 달 후에 보면 더 좋은 표현이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고쳐지기도 합니다. 제가 홍성신문에 원고를 밀리지 않고 잘 드렸을 겁니다. 미리 써둔 석 달 분량의 원고가 항상 있었거든요. 제 입에서 ‘오, 잘 썼는데’라는 말이 나오면 완성입니다. 이럼에도 지금 칼럼 기사를 다시 보면 ‘왜 이렇게 썼냐?’ 하는 글이 있더라고요.

△ 연재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써 둔 원고 수가 줄어들 때죠. 갑자기 아프거나 어떤 일이 생기면 글을 못 쓸 수도 있으니 원고를 넉넉히 갖고 있어야 맘이 놓입니다. 날짜가 돼서 홍성신문에 송부하고 나면 편수가 줄어들어 불안합니다. 그림책 선정에 들어가고 초안 쓰는 일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글 쓰는 자체가 전부 어려움인가 봅니다.

△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아직도 많은 분이 그림책을 아이들만 보는 책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아이들‘도’ 보고 어른들‘도’ 보는 책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성인들이 경험하는 많은 일상이 그림책에 담겨있고 충분히 감동받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그림책이라고 널리 알려진 책들이 왜 좋은지, 어째서 좋은지 모른 채 접하고 있습니다. <달님 안녕> 그림책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보면 다르듯이 <달님 안녕>이 지닌 가치를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글을 쓰면서 저를 파악한 사실입니다. 많은 연재가 자녀들에게 읽어주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끝맺고 있더라고요. 제가 ‘아이들에게 읽어주세요!’를 부탁하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그림책, 질적으로 높습니다. 성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주면서 함께 독서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기의 힘은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 연재를 통해 무엇이 바뀌었나?
그림책이 좋다고 말하는 수다와 글은 달랐습니다. 말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어려웠어요. ‘이 그림책 좋은 그림책이야.’라고 막연히 말하던 제가 어떤 점이 좋은지 명확하게 말할 수 있게 된 점입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하고픈 내용을 다듬는 과정을 통해 흩어진 제가 하나로 모인 기분입니다. 글쓰기 실력도 늘었겠지요. 쓴 글이 어딘가 허전하고 어색하면 맘에 들 때까지 고쳤습니다. 원고지 5매 안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담아야 하니 문장을 정확하고 짧게 쓰는 훈련이 된 것 같습니다. 다양한 독자가 읽으니 쉽게 쓰려고도 했습니다. 2021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60회를 연재했으니 글쓰기 실력이 늘지 않았을까요? 자로 재고 저울로 달수는 없으나 제가 성장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을 때 즐겁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주기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할 겁니다. 성인들한테도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갖게 하고 싶습니다. 또 좋은 글을 많이 쓰고 싶습니다. 그림책의 글들이 시적이면서 문학적인 문장들이 많습니다. 그런 문장들을 쓰고 싶습니다. 좋은 그림책들을 많이 만났고 홍성신문 ‘어른을 위한 동화’ 연재를 통해 어떤 점이 좋은지 파악했으니 저의 그림책을 출간하고 싶습니다.

△ 홍성신문 독자들에게 한 마디
책을 읽고 싶은데 점점 나이는 들고 눈은 침침하고 허리도 아픕니다. 그럴 때 그림책을 펼치세요. 그림책은 그림도 내용을 말하고 있어요. 작은 글자에 매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짧은 내용이 깊은 감동까지 있습니다. 그림책을 많이 읽으세요. 주변에 읽어주세요. 홍성신문에 ‘어른을 위한 동화’가 오른 날에는 신문 배달을 했습니다. 해당 작가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링크를 보내드렸습니다. 제 연재가 기다려진다는 분들이 있을 때 힘이 났습니다. 그동안 ‘어른을 위한 동화’ 읽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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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희 2023-12-04 13:59:43
아이들이 자라니, 동화책도 잊고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동화책 소개해주시고 이야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희영 2023-12-04 10:33:40
권해준 그림책을 읽고 또 다른 책을 보고, 내 삶도 좀 더 채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또 소장님이 권해주는 좋은 그림책을 만날 수 있겠지요?

안혜련 2023-12-04 10:23:07
소장님의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림책이 유아 뿐 아니라 전 연령이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을 소장님의 글을 보며 매번 깨닫게 됩니다. 그림책을 소개받으며 알고 있던 책도 다시한번 살펴보게 되네요. 유명가수의 노래가 '삶의 시기마다 울림을 전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그림책 또한 제게 그런 의미로 다가오네요. 늘 좋은 그림책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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