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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61> “왱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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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161> “왱겨”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3.11.13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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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 자네 집에 왱겨 남은거 즘 있지? 그거 둬 푸대만 줘봐, 날 춰서 마늘밭 덮으게.

-저니: 아니 농사짓는다는 냥반네 집에 왱겨가 웂어? 기냥 얼려.

<왱겨>는 ‘왕겨’의 뜻이다. 왕겨는 벼의 겉껍질인 ‘쌀겨’를 말한다. ‘겨’는 곡류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로서 찧거나 도정할 때 생기는 부산물을 뜻하는데, 벼, 보리, 조, 수수 등의 알곡을 생산할 때 생긴다.

벼농사는 단순히 논에서 쌀을 수확하는일 뿐 아니라, 부산물이 실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볏대와 쌀겨는 오래전부터 우리생활과 친숙한 존재로, 볏대(볏짚)는 주로 새끼를 꼬는데 사용되거나 가마니, 멍석 등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짚을 묶어서 소의 먹이로 주면 사료값이 절약되었는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가을철 수확이 끝난 논에는 뒹구는 흰색 공룡알 같은 ‘곤포 사일리지’가 바로 볏집을 발효시켜 사료로 쓰는 볏집덩어리다.

‘왱겨’는 벼의 외피를 감싸며 비 바람과 해충으로부터 쌀을 보호하다가 도정할 때 분리된다. 대부분의 방앗간은 건물의 바깥쪽에서 왱겨를 담아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이 왱겨는 겨울철 밭 작물을 덮는 보온재나 상토, 축산시설의 깔개나 퇴비로, 또는 가마솥 아궁이의 땔감으로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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