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꿈드림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청소년이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쌤. 저…검정고시 어떻게 봐야 하나요?” 다짜고짜 검정고시 얘기부터 꺼내 들었다. “아르바이트 하면서 느꼈는데요. 저보다 늦게 들어온 사람이 월급을 더 받아서 일하기 힘들어요. 하는 일은 비슷한데 저는 아르바이트라고 급여가 적은 거라고 하네요. 아무래도 고졸 검정고시는 봐야 할 것 같아요.” 라면서 대형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녀석의 한탄 섞인 푸념을 들어 줘야 했다.
그 당시만 해도 갓 20살이 넘었던, 혈기 왕성한 나이라 뭐든지 할 자신이 있었지만, 고등학교 자퇴 후 막상 현실에 마주하게 되니 사회생활의 차가운 벽을 실감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공부한 결과 두 번에 걸쳐 검정고시에 합격했던 그때 그 청소년이 생각난다.
‘품질관리사 모집. 경력: 관계 없음, 연봉: 2400만원 이상, 학력: 고졸 이상’.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때 그 청소년도 이런 구인구직 사이트의 ‘고졸 이상’ 이라는 조건이 없는 아르바이트에 한정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때 상담했던 청소년은 지금은 어엿한 가장이 되어 있다. 대학도 졸업하고 군대도 전역하고 남부럽지 않게 회사도 잘 다니고 있다. 혈기 왕성했던 청소년기에 아주 잠시 방황했을 뿐, 그래서 더 성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들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평가하는 시험 제도인 고졸 검정고시가 있다. 초졸과 중졸 검정고시도 있긴 하지만 고졸 검정고시만 설명하고자 한다.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고등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을 가진 것이 된다.
고등학교 자퇴 또는 고등학교에 미진학한 청소년들은 일 년에 두 번, 4월과 8월에 실시하는 검정고시를 보려면 2월 또는 6월에 있는 원서접수 기간을 꼭 확인한 후 접수해야 하며, 고등학교 재학 중 중도에 그만두게 되었을 경우 제적일로 부터 6개월이 지나야 응시할 수 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한국사, 선택과목(보통 도덕과목 선택) 총 7과목을 보게 되는데, 700점 만점 중 420점인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하게 되며 평균이 60점을 못 넘겨 불합격이 된다 하더라도 점수가 60점이 넘은 과목에 대해서는 ‘과목 합격’ 처리가 되어, 재 응시 때 본인이 원하면 그 과목은 다시 치르지 않아도 된다.
이때 재 응시 시험의 평균점수를 계산할 때, 재 응시 시험 때 치르지 않은 과목에 대해서는 지난번 시험의 점수를 합산하여 계산한다. 또한 기존 과목합격자가 해당 과목을 재 응시할 경우 기존 과목합격 점수와 상관없이 재 응시한 과목 점수로 해당 회차 시험의 평균 점수를 결정한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100점 만점 받은 학교 밖 청소년이 두 명 나왔다. 평균 60점의 점수에 만족해하는 청소년이 있는가 하면, 고득점 임에도 불구하고 100점이 안 된 과목만 재 응시해 평균 100점을 꼭 따낸 청소년들도 있다.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조금 더 노력해 재 응시해서 받은 값진 결과다. 검정고시 성적으로 대학교 수시전형에 유리하게 지원하기 위해 다섯 번 넘게 응시한 청소년도 있었다.
시험 당일, 간혹 아침에 못 일어날까 밤새우고 오는 청소년도 있다. 누구나 어떤 시험을 보든 며칠 전부터 긴장을 안 할 수 없다. 시험 준비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 당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분증과 수험표 등 전날 미리미리 챙겨둬야 편하다. 만약 나이가 어려 신분증이 없다면 청소년증을 미리 발급 받거나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떼어 놓는 것도 방법이다.
홍성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매년 40명 정도의 검정고시 청소년들을 지원해주고 있다. 간혹 부모님 차량을 통해 시험장에 가는 청소년들도 있지만 센터에서 지원해주는 버스를 타면 간식과 점심 도시락 제공,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기다려줘야 하는 부모님의 수고도 덜 수 있다. 홍성에서 새벽 일찍 출발해 8시 30분까지 시험장에 입실하고 16시에 끝나 오후 늦게 홍성에 도착하니 되도록이면 센터 버스를 이용하자.
검정고시에 응시하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반은 합격 한거나 다름없다. 주변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있다면 홍성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