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 시인
나뭇잎과 풀들이 소나기 더미로 쏟아지고
우수수 떨어지는 붉고 노란 새떼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는 듯이
허공에 발을 뻗는 사람들
그들이 벗어 놓고 간 신발들이 항해를 한다
어디든 정박하려고
이젠 더 이상 헤매지 말고
따뜻한 집이 되자고
우루루
감당하지 못하는 생은
어디든 닿지 못하는 것
허투루
죽이지 못하는 것도 있는 거라고
햇빛 창살이
지상에 철근을 꽂아
튼튼한 집을 짓는 동안
미처
떠나지 못한 영혼들에게
녹슨 손을 내밀어 보자고
떠나지 말고 끝내 살아 보자고
우겨보는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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