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우리동네 생활사투리-159> “이왈저왈”
상태바
<우리동네 생활사투리-159> “이왈저왈”
  • 홍성문화원 조남민 사무국장
  • 승인 2023.10.30 0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니: 아니 베 바심때미 바뻐 죽겄는디 동네 비럭질 나오라니, 그게 말이 되여, 이?

-저니: 이왈저왈 헐거 웂어. 가서 기냥저냥 멫 시간 몸으루 때우고 말어.

<이왈저왈>은 ‘이러쿵 저러쿵’의 뜻이다. 이 말은 '이러하다는 둥 저러하다는 둥 말을 늘어놓는 모양'을 나타낸다. 긴 말은 줄여서 사용하는 우리동네 특성상 이 말은 ‘이왈저왈’로 줄여서 쓴다. ‘이,저’는 지시대명사이고, 왈(曰)은 한자어로 ‘말하기를, 가로되’의 뜻이다.

‘이왈’은 ‘이렇게, 이러네’의 뜻으로, 혼자서 쓰이지는 않고 ‘저왈’과 붙여서 쓴다. 또한 ‘이 사람이 말하길’의 뜻도 포함하고 있기에 ‘이왈저왈’하면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든 저 사람이 저렇게 말하든지 간에’처럼 제 3자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다소 퉁명스러운 분위기를 나타낸다.

물 흐르듯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충청도 사람들의 인식이 잘 드러난 단어 중의 하나로 여겨지는 말이며 ‘이왈저왈 헐거 웂어‘라고 하면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냐’의 뜻으로 읽힌다. 이 말이 오묘한 것은 ‘이’라는 압축적인 말에, 공자왈(曰) 맹자왈(曰)처럼 수준높은 단어를 조합하여 높임말도 아니고 낮춤말도 아닌 두루뭉술한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왈을 두 번 연달아 하면 ‘왈왈’이 되어 개가 짖는 소리가 되는 것도 재밌는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