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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 아이들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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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우리 아이들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기로
  • 홍성녹색당 이동호 당원
  • 승인 2023.09.0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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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오후 1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로써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전 세계의 사고로 확전 되었다. 바다에 희석한다고 독성이 중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결국 방사능이 먹이사슬 정점에 있는 인간에게 향할 것을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인데 책임자들은 눈을 감았다. 코로나 팬데믹, 미세먼지, 기후위기는 어디서 왜 발생한 건지 책임이 불분명했다. 시민은 피해자이면서도 피해자가 될 수 없었다. 믿을 수 있는 물, 깨끗한 공기를 사야 했고, 폭염을 피하기 위해 돈을 써왔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에어컨을 각자 사서 미세플라스틱, 긴 장마, 폭염, 미세먼지를 피해 왔다.

이번엔 다르다. 이렇게 숨김없이 범죄 행각을 드러내다니. 일본 정부는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구의 우물에 독을 방류했다. 하지만 더 화가 나는 것은, 이 뻔뻔함을 보고도 시민들의 목소리가 무시된다는 것이다. 언제였다면 방류를 막을 수 있었을까. 사건을 거슬러가며 질문해 보았다. 정권이 달랐더라면 달랐을까? 아니. 방류 이야기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나왔다. 야당도 방류 직전까지 실제적 조치가 없었다. 그들이 여당일 때는 무엇을 했던가. ‘방류는 한국 정부와 협의해 줄 것’. 가장 큰 권한과 책임이 있을 때의 조치가 이 말뿐이었다. 나는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국민 안전을 우선해야 할 국가가 왜 이런 재앙을 방관하는 것일까?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은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국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막지 못할 것이라 했다. 핵에너지는 냉각수를 바다에 배출해야만 운영될 수 있는 발전소였다. 세계 최고 원전 강국 미국이 눈을 감은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핵발전은 지금도 우리나라 전력 생산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다. 원전 폐기물을 바다에 버려 온 것은 세계적 관행이었다. 핵산업 카르텔이 강한 국가들끼리 오염수 방류를 막는 것은 서로의 모순을 드러낼 뿐이다.

핵발전소는 자본주의 역사상 역대 급 토건 사업이다. 1기를 짓는데 만 약 5조 원이 든다. 심지어 폐기비용은 책정 할 수도 없다. 건설 자본은 ‘전기’라는 필수재를 앞세워 사실상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시설을 만들어왔다. 2023년의 우리는 인간은 원자력을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결국 탈핵이어야 했다.

이 사태가 불거지며 많은 사람이 소금을 떠올렸다. 인간이 바다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자산 양극화 문제가 건강 양극화 문제로 확대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국민 85%가 방류를 반대했지만 위정자들은 괴담으로 치부했다. 의지할 것이 소금 밖에 없다는 현실에 대다수 시민이 무력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것이 저들이 저렇게 당당할 수 있는 이유다. 각자도생이 저들이 바라던 바다.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것은 정치다.

아직 늦지 않았다.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하며 우린 가끔 과거 선택을 후회하곤 한다. 단언하지만 지금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기로다. 정부로 하여금 국제재판소에 제소를 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소금 한 포대인가, 모두의 바다인가. 방류는 중단할 수 있다. 무력한 우리가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한국에 녹색당이 창당된 이유다. 내가 녹색당원을 하는 이유다. 시멘트에 균열을 내는 것은 풀뿌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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