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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 하루가 바쁜 대정암 도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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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 하루가 바쁜 대정암 도현 스님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3.08.21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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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관 찾아 음식 나눔
행정복지센터 노래보조강사
“1000명 식사 대접” 목표
 도현 스님이 홍성읍행정복지센터 노래노실에서 보조강사를 하기 위해 깜짝 변신했다. 

법명이 ‘도현’인 구항면 대정암 스님이 홍성읍에 나오는 이유는 봉사하기 위해서다. 도현 스님은 25년의 무속 생활을 접고 지난해 태고종 스님이 됐다. 대정암에는 1월에 들어갔다.

도현 스님은 “무속시절 큰 아이가 육종암으로 생활이 막막할 때 당시 금당초 심재능 교장 선생님이 홍성신문에 기고해 큰 도움을 받았다”며 “21살인 큰 아들이 지금은 장애인 역도 선수가 돼 그 고마움을 갚을 길이 없다”면서 “어르신들에게 음식 나눔을 했던 것이 봉사로 사는 즐거움을 알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목표는 1000명의 어르신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 것”이라며 “나중에는 오갈 데 없는 어르신을 돌보는 일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현 스님 가족은 대전에서 잘 나가는 빵집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스님 또한 제빵 기술을 갖고 있다. 젊은 시절 남자를 만났으나 뱃속의 아이가 건강하지 않다는 말을 듣고 남자는 떠났다. 우여곡절 끝에 낳아 기르던 중 금당초 5학년 때 축구를 하다 넘어져 그것이 고질병이 됐다. 후에 원자력병원에서는 ‘육종암’이라는 병명을 내렸다. 혼자 아이를 키우며 어렵게 살던 터라 큰 병 앞에서 막막했다. 그 때 지역의 도움으로 대수술을 할 수 있었고, 그 고마움은 지금의 스님을 있게 했다.

스님은 지역민을 위해 어떤 봉사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노인복지관을 찾았다. 노인복지관 등에서 자식 없는 어르신들과 자식이 있어도 왕래가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쌀과 떡, 된장, 고추장 등 음식 나눔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복지회관을 통해 스물다섯 가정에 쌀 등을 전달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솜씨 좋게 만든 연밥이며 사찰 음식 등을 아는 가정에 보시를 하면서 음식 봉사가 확대됐다. 홍성읍 주공아파트에 사는 강 할아버지는 “젊은 스님이 솜씨도 좋고 어른들을 극진히 살펴 고맙기 그지없다”며 칭찬했다.

스님은 음식 봉사뿐 아니라 지금은 노래 봉사도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반 노인복지관 노래교실과 매주 목요일 농협 노래교실, 같은 날 저녁 홍성읍행정복지센터 노래교실 등에서 노래강사를 도와 ‘깜짝쇼’로 어르신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어르신 봉사를 하면서 어르신들을 웃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관련된 놀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스님은 홍성문화원 등에서 하는 춤을 수강하기도 한다.

도현 스님은 “어르신 노래 교실에서 노래만 하면 지루할 수 있으니까 깜짝쇼 등으로 프로그램을 즐겁게 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며 “홍성읍뿐 아니라 내포신도시와 은하면, 서부면 등에도 고추장, 음식, 노래 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항면 대정암 안 장 항아리 앞에 서 있는 도현 스님.

손재주 좋은 스님의 고추장 담그는 솜씨는 제주에 사는 신도가 보내 준 보리로 담근 보리고추장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올해는 찹쌀고추장을 담아 나누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님은 “‘만능재주꾼은 팔자가 세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것 같다”며 “어르신 봉사로 살면서 겪은 상처와 아픔, 배신,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정진 하겠다”며 그늘진 모습으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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