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공공의료, 참여와 관심으로 완성된다
상태바
공공의료, 참여와 관심으로 완성된다
  • 홍성신문
  • 승인 2023.08.14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우려된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5만 명을 넘어서며 확산되고 있다. 홍성에서도 하루에 세 자릿수 확진자를 기록하며 확산 추세에 있다. 지난달 확진된 군민이 그 전달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고 하니 걱정이다. 우리는 코로나 대유행 때 홍성의료원, 홍성군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이 했던 일들을 기억한다. 그러나 코로나 다시 번지거나 또 다른 바이러스, 감염병이 창궐할 경우 그 때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 사태 때 일선에서 군민의 건강을 지켰던 간호사가 정작 코로나가 안정되자 의료원을 떠나고 있다고 한다. 의료원 집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5년 동안 207명의 간호사가 입사했고, 같은 기간 150명이 퇴사했다. 신규 간호사의 27%, 1/3 이하만 남는 셈이다. 더더군다나 코로나 유행 이후 신규 간호가 급감했다고 한다. 간호사직을 기피한다는 얘기다. 사실 홍성의료원의 간호인력 부족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5년간 정원을 채운 적이 한 번도 없다하니 알만하다.

간호 인력의 부족은 간호사 한 명당 환자수의 증가를 의미한다. 의료의 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할 경우는 의료 공백으로 나타난다. 실제 2013년 의욕적으로 출발했던 홍성의료원 공공산후조리원은 휴업, 폐업, 재개원 등 부침이 심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간호인력 확보의 어려움’ 이었다. 의료원 산후조리원이 문을 닫자 홍성은 물론 인근 시·군 산모들은 천안, 아산, 대전 등지로 원정 출산과 산후조리를 다녀야 했다.

2022년 1월 다시 문을 연 ‘충남 홍성 공공산후조리원’은 지역의료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112명의 산모가 이용했으며, 이중 홍성군 산모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나머지 절반은 태안, 서산, 보령, 예산 등 인근 지역에서 왔다. 홍성의료원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협력으로 여타 산후조리원과 차별화된 산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니 좋은 일이다.

15세 이하 어린이가 대상인 소아야간응급진료센터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4.8명이 이던 이용자가 올해는 7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 센터의 역할은 없을 때를 상상해 보면 알 수 있다. 밤에 아이가 크게 아프면 구급차나 다른 차량을 이용해 천안이나 아산으로 달리는 수밖에 없다. 이 센터는 이용자의 증가와 호평 속에 24시간 운영 요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홍성의료원은 치매안심병원도 운영한다. 노인인구 증가로 치매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내년 1월부터는 성폭력, 가정폭력 등의 피해자에게 365일 24시간 상담, 의료, 법률, 수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남부권 해바라기센터가 설치돼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홍성의료원은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 열일을 하고 있다. 이미 지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해 있다. 이런 기관이 간호 인력의 부족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시설, 병원, 체계도 움직일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비단 홍성군이나 홍성의료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한 간호 인력만의 일도 아니다.

다만 지역의 의료기관인 만큼 지역에서부터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기 바란다. 우선 그들이 환자를 떠나 머리띠 두르며 외치는 얘기들을 귀담아 듣자.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에 대해 찬반이 아니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충남도와 홍성군도 홍성의료원의 운영과 지원에 대해 비용과 경제적 평가라는 도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의 주민, 기관, 사회단체, 간호사를 양성하고 있는 지역의 대학 등 모두가 함께 고민하기를 바란다.

한 지역의 수준은 그 지역의 의료와 복지 서비스 수준으로 판가름 된다고 한다. 살기 좋은 홍성을 완성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