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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게 당구…실력 키워 정상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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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게 당구…실력 키워 정상 오르고 싶다”
  • 윤종혁
  • 승인 2023.07.22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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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선수 꿈꾸는 홍동중 송윤도 학생

당구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꽤나 친숙한 스포츠 중 하나다. 실내 스포츠이고 학생들부터 아저씨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긴다. 그래서 어느 동네에서나 당구장을 아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즐기는 당구에 홍동중 2학년 송윤도(15) 학생은 인생을 걸었다.

2021년 1월 겨울, 아버지를 따라 당구장에 처음으로 간 윤도 학생은 곧바로 당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당구를 처음 접했던 당시 모습이 생생하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공이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재미있었다. 이후 일주일에 1~2회 당구장에 가서 포켓볼을 쳤다. 당시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들은 3구를 쳤다. 공이 이리저리 회전하며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굴러가 다른 공을 맞추는 것이 신기했다. 윤도 학생은 3구 경기 규칙을 배워 3구에 도전했다. 윤도 학생이 당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 맺어진 것이다.

윤도 학생은 아버지와 함께 홍성읍에 있는 허리우드당구장을 곧잘 다녔다. 어른들 틈에서 당구를 치던 윤도 학생을 유심히 지켜본 허리우드당구장 사장님은 윤도 아버지에게 윤도 학생의 개인 레슨을 제안했다. 윤도 학생의 숨겨진 재능을 알아봤던 것이다. 윤도 학생은 허리우드사장님 지도 아래 약 1년 정도 당구 기본기를 착실히 배웠다.

당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까지만 해도 윤도 학생은 홍동FC에서 주전으로 뛸 정도로 발굴의 축구 실력을 선보이던 축구 꿈나무였다. 6학년 1학기에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심하게 다쳤다. 6개월 정도 부상을 입어 축구를 할 수 없었다. 다행이 움직이는데 큰 무리가 없는 당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축구를 하다가 당한 부상이 오히려 당구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송윤도 학생은 매일 당구장을 찾아 연습을 한다. 윤도 학생의 꿈은 프로당구 선수가 돼서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당구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윤도 학생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당구장에 가서 연습을 했다. 버스 막차를 타고 집에 왔다. 천안에 있는 당구장에서 개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또래 친구들이 좋아하는 ‘발로란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게임은 윤도 학생에게 낯선 이야기였다. 윤도 학생의 머릿속에는 ‘당구’밖에 없었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프로당구 선수들의 경기 위주로 시청을 했다. 프로당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윤도 학생의 결정을 믿어준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격려는 누구보다도 큰 힘이 됐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윤도 학생은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리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경기에 임하면 제 자신에게 ‘나는 절대로 안 진다. 반드시 이기겠다’라고 다짐을 합니다. 어찌 보면 당구는 상대방과의 대결이지만 제 자신과의 대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윤도 학생의 롤모델은 조재호 선수와 조명우 선수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과감하고 시원시원하게 공격하는 스타일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남의 공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경기 운영을 이끌어간다. 특히 조재호 선수가 강조했던 ‘확신을 가지고 쳐야 성공률이 높다. 연습했던 것을 믿어라’라는 말은 선수로 성장하는 윤도 학생에게 지침서가 됐다.

누군가는 ‘자식을 운동선수로 키우고 싶어도 돈이 많이 들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윤도 학생은 6개월 전부터 당구 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고리나코리아로부터 후원을 받는 선수가 됐다. 고리나코리아는 윤도 학생에게 개인 큐대와 당구 용품 등 여러 지원을 한다.

송윤도 학생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전북 남원시에서 열린 전국당구선수권대회 3구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진=송윤도

당구선수로 꿈을 키운 지 2년 만에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전북 남원시에서 열린 2023 남원 전국당구선수권대회 3구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동안 대회에 출전해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어보긴 했지만 금메달은 처음이다.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금메달에 자만하지 않고 저만의 실력을 키워 정상에 오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당구선수로 당당히 성장하겠습니다.”

물론 인생의 꿈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의 윤도 학생에게 당구는 인생의 전부다.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것이 당구입니다. 당구를 통해 제 꿈을 이뤄나가고 싶습니다. 실력을 키워 정상에 오르고 싶고,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이 ‘당구 프로그램에서 봤다’는 말을 건네며 알아볼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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