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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는 서부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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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는 서부로 갑시다
  • 홍성신문
  • 승인 2023.07.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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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초 다목적관에서 지난 12일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홍성군청소년수련관이 마련한 이날 음악회는 4월 큰 산불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서부면의 이재민, 지역민을 위해 열렸다. 참석한 200여 명에게 일상 회복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서부농협, 결성농협, 홍성축협, 홍성낙협은 농협중앙회 자금지원을 받아 농자재 구입 자금 총 4억4000여 만 원을 피해주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용록 홍성군수도 12일 산불피해 현장을 찾아 공무원들에게 폭우, 장마에 대비한 산사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불 피해민들은 소외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재민끼리의 소통 창구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는 그들의 애환과 고통이 오롯이 담겼다. 8평짜리 조립주택은 침대하나 들어가기에도 벅차고 덥다. 가장 큰 불편은 차양막과 비가림막이다. 장마철에 농기구를 둘 곳도 없고, 농사용 옷가지를 걸 수도 없다는 하소연이다. 군에서 지원한 전자제품을 집안에 넣을 수 없어 비닐하우스에 보관하는 이재민도 있다고 한다. 이재민들은 홍성군에 차양막과 컨테이너, 마당 데크 설치 허가를 정식으로 건의할 예정이다.

계속되는 무더위나 장마에 해충도 골칫거리다. 임시주택에 방충망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이 취약한 이재민의 경우 방충망 설치가 어려워 더욱 곤란하다고 말한다.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난 민둥산은 산사태 우려를 키운다. 이처럼 53가구 91명의 이재민과 서부면민에게 서부 대형 산불은 끝나지 않았다. 더욱이 이들에게 가장 큰 상처와 2차 피해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것이다.

산불 피해민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홍성군민 모두가 조금만 더 함께하기를 고대한다. 산불진화 과정에서 우리 군민은 모범적인 자원봉사와 재난극복 사례를 만들었다. 이를 이재민이 일상으로 돌아올 때 까지 연장해 보자. 행정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농사일 돕기, 주변과 마을 청소, 방충망 설치 등 피해민이 필요로 하는 일을 자원봉사로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실천해 보면 좋겠다. 거버넌스가 따로 있고 거창하기만 한 게 아니다.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합심하고 함께하면 되는 것이다.

서부면행정복지센터, 농협 등이 피해민과 피해지역에 필요한 사항을 파악, 집계하고 자원봉사단을 모집해도 좋겠다. 봉사도 하고 남당리, 궁리, 상황리, 이호리 등에 들러 밥도 먹자. 서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한 꾸러미씩 사면 금상첨화다. 올 여름 휴가는 멀리 가지 말고 서부면으로 가봄직하다. 트라우마의 해소는 누군가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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