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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악취,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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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악취,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 홍성신문
  • 승인 2023.07.10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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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록 홍성군수는 지난 3일 열린 민선8기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포신도시 악취 민원이 2016년 241건에서 올해 4건으로 현저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군이 ‘축산악취개선사업 우수 시·군으로 선정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찬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내포신도시 축산악취 개선 팔부능선 넘었다‘는 환경과의 보도자료와 궤를 같이한다. 보도자료는 “신도시 주민들의 축산악취 고통 없는 일상으로의 회복과 환경권 제고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축산악취 개선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홍성군의 인식은 “이제는 참고 살수가 없다”는 군민의 아우성과는 거리가 멀다. 결성면 두지동, 원형산 등 5~6개 마을은 인근 축사에서 내려오는 축산폐수로 인해 수년째 고통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4번의 경찰고발이 이뤄졌으며 추가 고발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군청에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해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두지동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유아와 초등학생 자녀의 냄새 호소와 해충 등 위생이 걱정돼 마을을 떠나고 싶다고 하소연한다.

올해 4~5월에는 결성면 해창교 일대 금리천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일이 발생했다. 홍성군이 금리천 상류에 위치한 10개 축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개 농장이 가축분뇨법을 위반해 축산폐수를 처리하지 않고 방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군은 해당농가에 과태료 처분 등 행정처분 했다. 10개 중 4개 농가가 무단방류 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결코 우연의 일치일 수는 없다.

장곡면 죽전마을 주민들도 3년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옛 대평초 맞은편 하천의 색깔은 커피색이라고 한다. 이 곳을 지나는 주민이 역겨움을 느끼고, 이 물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농민은 벼 피해를 호소한다. 마을과 십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는 결성의 한 축산분뇨처리시설은 비료를 만드는 데 쓰겠다며 동물 뼈를 산더미로 쌓아 놨다 냄새와 파리 떼가 들끓어 주민의 불만을 키웠다. 홍성군이 이 시설의 하청업체를 경찰에 고발 조치했으나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

장곡면 지정리에서는 지난달 밭에 뿌려진 퇴비를 축산 폐기물로 오인해 신고하는 일이 있었다. 사람들의 후각은 퇴비와 폐기물을 구분하지 않는다. 또한 축산 악취임을 부정할 수도 없는 일이다. 저수지에서 물고기가 무더기로 폐사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축산폐수 유입이 단골 원인으로 주목받는다. 야간에 축산분뇨 이송차량이 멀쩡한 저수지나 하천에 몰래 폐수를 방류하고 도망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도 있다.

축산 폐수, 악취와 관련한 문제는 이미 우리군의 ‘숙원’이 된 지 오래다. 지방자치단체 홍성군의 ‘기간(基幹)’ 이슈라는 얘기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인식으로 치부할 수 없는 단계이기도 하다. 군민의 문제제기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뭐 어쩐대요’, ‘먹고 살라고 그러는디’ 라며 참고 살던 때와 다르다. 일지를 작성해 폐수 방류 시간, 상태, 악취 정도를 기록하고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는다. 시료도 채취해 보관한다. 인터넷 블로그로 기록하고 공유하며 피해를 알린다. 홍성신문에 접수되는 제보도 그렇다. 사진과 영상은 기본이다. 군민이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더 큰 갈등과 사회적 비용으로 번지기 전에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내포신도시 축산악취에서 성과를 거둔 경험을 토대로 홍성군 전체 축산악취 개선에 대한 중장기 방향과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내포신도시 주민만 홍성군민이 아니다. 첫 아이 500만원, 둘째아이 1000만원을 준다고 해서 홍성에 와 살고 아이를 낳는 건 아니다. 냄새 안 나고 살기 좋아야 온다. 견디지 못해 떠날 판이다. 집토끼라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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