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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리 끝난 결성읍성 단오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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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황리 끝난 결성읍성 단오축제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3.07.03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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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앞서 형방청서 회화나무 식목대제 개최
풍년·안녕 기원…현감 부임행차 행렬 볼거리
지난 24일 결성면 결성장터에서 출발한 현감 부임행차가 형방청을 향해 가고 있다.

한 해 농사의 풍년과 지역 안녕을 기원하는 제5회 결성읍성 단오축제가 지난달 24일 열렸다. 결성면민은 단오축제에 앞서 22일 식목대제를 올렸다.

식목대제는 결성 형방청 뒤뜰에 위치한 회화나무를 수호목으로 삼아 매년 단오 행사보다 먼저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날 제사에 참여한 면민들은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다. 수호목에 대한 제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됐다. 회화나무에 잡귀를 물리치는 오색천을 감고 제례를 올렸다. 제례에는 결성현감을 역임한 정구령 현감의 후손인 정래정씨 문중도 참여했다.

신목(神木)인 회화나무는 1425년에 심어졌다. 매년 단오인 음력 5월 5일에는 식목대제가 열린다. 결성 형방청 뒤에 있는 회화나무에 식목대제를 지내기 시작한 것은 40년이 넘었으며, 결성 지역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고 있다.

식목대제에서 김재식 결성면장이 초헌관이 돼 제례를 올리고 있다.

회화나무는 ‘홰나무’라고도 불리는데 고향이 중국인 나무다. 결성현감으로 부임한 정구령 현감이 부임 기념으로 심었다. 회화나무는 당시 아무나 심을 수 없는 고귀한 나무로 높은 벼슬을 하거나 임금에게 하사받아야만 심을 수 있는 나무로 전해지고 있다. 회화나무가 수호목이 된 것은 항일투쟁기인 일제강점기 경찰서 주재 소장으로 부임했던 일본인 야마구치가 늘어진 회화나무 가지를 쳐냈다가 벙어리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당시 결성 면민은 일제에 앙갚음을 했다고 생각하고 회화나무를 ‘항일목’으로 부르기도 했다. 지금도 결성 면민은 회화나무를 함부로 건드리지 않고 있다. 면민들은 나무 가지치기를 하면서도 조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 또 조심을 한다고 한다.

결성면 형방청 뒤뜰에 있는 회화나무.

결성문화재보호회 박만 회장은 “2018년부터 김기행 전 회장님의 노력으로 단오축제로 승격돼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며 “결성의 문화유산은 결성 경쟁력의 바탕이 될 것이며, 주민의 참여와 관심이 빠른 복원과 발굴로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식목대제에서 초헌관이 된 김재식 결성면장은 “단오는 더운 여름을 맞기 전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풍습에서 유래했다”며 “변해가는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이 오늘만큼은 잊고 있었던 전통과 역사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결성읍성 단오축제는 40년 전부터 지역 향토 문화로 전승해 온 식목대제를 단오축제로 발전시켜 이뤄지고 있다. 식목대제를 치른 이틀 후에 열린 단오축제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정각 10시에 열린 단오축제는 식전행사로 결성현감 부임 행차 행렬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현감 배역은 김 면장이 맡았다. 관군 행렬 등은 결성농요 회원들이 자처했다. 부임 행차 행렬은 결성 장터가 열리는 결성복지회관 앞에서 출발해 결성 행정복지센터 맞은편에 있는 형방청까지 줄을 지어 행차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이날 축제에서는 단오 음식 체험, 전래놀이 등도 다채롭게 펼쳐졌다. 특히 이날 축제에서는 예년에 없던 단오장사 씨름대회가 선보여졌다.

현감 부임행차에 참여한 최경희 씨는 “올해로 5년째 행렬에 참여해 뿌듯하다”며 “다른 곳은 현감 부임행차 같은 전통 계승 행사가 흔치 않다. 단오축제라는 면의 큰 행사에 현감 부임 행차까지 있어 구경하는 주민들은 매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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